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물가 불안 확산/ 식음료 가격 '눈속임 인상' 극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물가 불안 확산/ 식음료 가격 '눈속임 인상' 극성

입력
2011.07.01 17:33
0 0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주더라구요."

최근 인터넷상에 과자의 과대포장 실태를 밝히는 동영상이 올라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한 네티즌이 과자의 포장을 뜯어, 겉으로 보이는 부피와 실제 내용물의 부피가 무려 5배까지 차이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제과회사들이 과자봉지에 과자는 조금만 넣고 질소를 잔뜩 넣어 부피가 크게 보이도록 한 것인데, 이런 얌체 상술을 네티즌들은 "(과자를 산 게 아니라)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들어있더라"고 비꼰 것이었다.

제과ㆍ제빵업체들의 눈속임 상술이 어제 오늘의 아니지만, 고물가 상황이 오자 얄팍함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와 여론의 눈치 때문에 값을 올리기 힘들게 되자 내용물의 양을 줄이고, 프리미엄제품을 출시한 뒤 기존 저가제품은 단종시키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빵업체 뚜레쥬르는 빵 값을 인상한지 겨우 보름 만에 1일 또다시 슬그머니 올렸다. 뚜레쥬르는 이날부터 케이크 26개 품목과 상품(과자ㆍ쿠키 등) 23개 품목 등 총 49개 품목에 대해 매장공급가격을 평균 9%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기 제품인 까망베르치즈조각케이크는 1만3,5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무려 29.6%나 올리는 등 케이크 류의 인상 폭이 컸다. 이번처럼 "평균 한 자릿수 가격 인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실제 많이 팔리는 제품은 두 자릿수로 대폭 올리고 비인기 제품은 적게 올리는 건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맥도날드, 버거킹 등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최근 인기 제품만 골라 가격을 높여 비판을 받았다. 맥도날드의 '빅맥', 버거킹의 '와퍼' 등 업체 내 판매량이 가장 높은 제품의 가격이 6월 초 100~200원씩 오른 것. 이들은 "원자재 가격이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지만 상반기(1~6월) 쇠고기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름이나 성분을 살짝 바꾼 뒤 가격은 대폭 올리는 '리뉴얼' 역시 고전적인 편법인상 수법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철퇴를 맞은 '신라면 블랙'과 함께 올해 문제가 된 대표적 리뉴얼 상품은 롯데삼강의 '월드콘 XQ'. 원재료를 고급화했다면서 일반 월드콘보다 33.3%(500원) 비싼 2,000원을 받는다. 롯데는 월드콘 XQ가 일반 월드콘과 다른 '프리미엄 상품'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가게에선 월드콘 XQ만 파는 곳이 많아 편법인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조지아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를 새로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커피라는 점을 내세워 기존의 '조지아' 커피의 두 배인 1,300원에 팔아 편법인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4월 프리미엄 발효유 'R&B'(1,500원)를 내놓으면서 기존의 '메치니코프'(900원)는 아예 단종시켜 버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