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재분류소위원회(약심)는 슈퍼나 편의점에서 감기약ㆍ진통제를 구입할 수 있도록 법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1일 약심은 5시간 동안 논의한 끝에 총 12명의 위원 중 의료계, 공익단체 대표 등 8명이 현행 의약품 분류체계에 '약국외 판매 의약품'이란 품목을 새로 도입하는 내용으로 약사법을 개정하는 것에 찬성했다. 약계 대표 4명은 반대했다.
복지부는 약심의 합의대로 약사법 개정안을 하반기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의약품 분류 체계는 현행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의약외품'에서 4분류 체계가 되고 감기약, 해열ㆍ진통제 등을 약국이 아닌 슈퍼 등에서 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약사들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들의 표를 의식한 의원들 때문에 법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약계 대표들은 이날 "다른 나라에 비해 약국이 많은데도 야간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약사법을 개정하는 건 문제"라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약심의 '일반약 슈퍼판매' 논의는 종료됐으나 약계와 소비자단체가 '전문약-일반약 간 전환' 논의를 주장함에 따라 앞으로도 식품의약품안전청 주관으로 약심을 계속 열기로 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시민단체에서 제출한 의약품 17개에 대한 재분류 검토 의견을 보고했다. 이 가운데 전환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약은 '듀파락시럽'(변비치료약), '잔탁'(위장약), '가스터디정10㎎'(항궤양제), '히아레인 0.1점안액'(인공눈물약) 등 4개다. 반면, 보류 의견을 제시한 품목은 '노레보정'(사후피임약), '오메드정'(제산제) 등 10개, 전환 자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품목은 '테라마이신 안연고' 등 3개였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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