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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성호, 세상을 논하다' 성호사설로 한국의 현재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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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성호, 세상을 논하다' 성호사설로 한국의 현재를 읽다

입력
2011.07.0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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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세상을 논하다/강명관 지음/자음과 모음 발행·288쪽·1만7,900원

고전은 과거의 유물이지만, 역사란 과거의 반복적 변주로 지속된다. 옛글이 오래도록 고전으로 남을 수 있는 건 그렇게 변주된 오늘을 읽는 하나의 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고전을 통해 그 시대의 사회상을 들여다 보는 동시에 지금, 여기를 읽어내려는 시도다.

조선시대 실학자 성호 이익(1681~1763)의 저술 <성호사설(星湖僿說)> 은 그가 쓴 3,007편의 글을 모아둔 책이다. 경전과 문학은 물론 정치, 경제, 관직제도, 외교, 학문, 교육, 서양 소식, 천문, 지리, 전쟁, 무기, 종교, 이단(무속ㆍ서학), 풍수, 형벌, 도둑, 유민, 서얼, 노비, 여성, 성(性), 의복, 음식, 주거 등 조선 사회의 전 국면을 망라한다.

이익은 <성호사설> 를 통해 조선 사회에 대해 그가 가진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백성의 삶과 고충, 계급이나 제도에 따른 문제, 법이나 풍속에 대한 고찰로 조선의 사회상을 통렬히 비판했다. 이익은 백성이 고통 받는 이유를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위정자들, 근본적으로 그들이 권력을 행사하고 부를 착복할 수 있도록 보장된 사회 구조에서 찾았다.

<성호, 세상을 논하다> 의 저자는 <성호사설> 을 생동감 넘치고 알기 쉽게 풀어놓음으로써 과거와 오늘을 연결한다. 특히 저자는 당파가 만연한 조선 사회를 비판하는 성호의 문제 의식을 현실로 끌어옴으로써 그의 시각을 통해 한국사회를 고발한다. 성호의 글들은 조선을 읽는 기표이지만, 저자의 통찰을 통해 오늘날의 부조리를 읽어내는 기표로 재해석된다.

책은 실학자라는 인상에 갇혀 폭넓게 평가되지 못한 이익을 재조명한다. 재야의 지식인으로서, 유학자로서, 유교적 가부장제 안에서 나고 자란 조선 남성으로서의 면모 등 그의 다양한 인간적 모습을 살펴본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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