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은 북극을 하늘과 가장 가까운 땅, 하늘로 가는 통로라고 믿었다. 신화 속 북극의 섬 툴레(Thule), 그린란드를 하늘에서 내려다 봤다. 깊이도 알 수 없고 끝도 없이 펼쳐진 크레바스를 지나자 온통 새하얀 세상이 펼쳐진다. 순백에 무료함을 느낄 즈음 웅장함과 세밀함이 뒤섞인 신이 빚은 갖가지 형상들이 이어진다. 팬더 얼굴을 한 호수를 지나자 숨 쉬러 나온 해표가 온몸으로 그린 꽃 한 송이가 피었다. 아이스 피오르드에 떠있는 빙산 위에는 청빙이 녹아 쪽물이 고였다. 그린란드 남쪽으로 기수를 돌리면 척박하지만 얼음이 녹은 툰드라지대가 속살을 드러낸다. 힘 겨루는 사향소, 어미 젖을 먹는 순록 등이 여름을 맞이한다. 온통 얼음과 눈만 존재할거라 생각했던 북극의 땅은 의외로 다양한 생명체가 꿈틀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린란드=조영호기자 you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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