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미래/로버트 단턴 지음·성동규 고은주 김승완 옮김/교보문고 발행·308쪽·1만5,000원
책 없는 도서관이 생길까? 종이책의 시대는 종말을 고할까?
미 하버드대 도서관 관장인 저자는 어쩌면 종이책의 앞날을 예견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특히 그가 2007년 7월 관장직을 맡았을 때 구글은 하버드대가 소장한 수백만 권의 책을 디지털화하겠다는 야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올해 1월 하버드대는 미국 내 대학과 공공 도서관 등 민관이 공동 참여해 대규모 디지털 공공도서관을 구축한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저자는 "책의 과거와 현재를 연구하면서 그 미래를 내다보고 싶었고, 디지털 환경 속 책의 위상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싶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그는 종이책에 대한 애정을 표하면서도 전자책이 극복해 낼 종이책의 한계도 인정한다. 종이책에 비해 더 효율적으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정리해주고 전달할 수 있는 전자책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수많은 책과 자료에 파묻힌 독자는 중요한 자료만을 찾아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고, 이 문제를 한번에 풀어 줄 해답은 '책 없는 도서관'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이미 구글 도서검색을 통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자책이 가져다 줄 효용성은 인정하지만 구글이 이를 독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는 한 상업적 기업이 그렇게 많은 정보를 배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다. 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가격 책정에서 정부 당국의 정기적인 관리감독, 사법부에 독점금지동의결정 청구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저자는 전자책에 밀려 종이책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되레 두 매체가 상호 보완을 해줄 것이라는 전망을 펼쳤다. 저자는 도서관을 그저 책을 쌓아두는 창고로 여긴다면 책 없는 도서관이 내일이라도 당장 그 책을 치우고 등장할 것이지만 도서관은 여전히 학습의 중심이고, 저자들의 피땀이 배어있는 지식의 창고이자 종이책과 전자책의 중개를 도맡을 공간이라고 내다본다. 또 "전자책은 구텐베르크의 위대한 기계를 대체하는 역할이 아닌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단언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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