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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만 주세요"… '미친 물가' 6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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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만 주세요"… '미친 물가' 6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

입력
2011.07.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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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춘천시의 한 시중은행 출장소 직원들은 요즘 점심을 지점 안에서 해 먹는다. 전기밥솥으로 밥을 짓고 반찬은 각자 가져와 나눠먹는다. 식당이 멀어 배달시켜 먹던 점심 메뉴들이 올 들어 몇 천원씩 뛰자 "아예 직접 해 먹자"는 의견이 나와 모두 동의한 것이다. 직원 지모(30)씨는 "매일 점심을 사먹는 서울 본점 동료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당국의 물가억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농산물과 석유류에서 시작된 물가 불안이 가공식품과 서비스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4% 오르며 6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로,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2~4%)의 상단을 훨씬 넘어섰다.

지난달 물가대란의 주범은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 요금이었다. 특히 삼겹살과 돼지갈비 외식비는 15% 이상 큰 폭으로 올랐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도 25개월 만에 최고치(3.7%)를 기록했다.

시내버스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 대기 중이라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정부 관계자는 "7, 8월까지는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다 지난해 상승률이 3%대로 상대적으로 높았던 9월 이후 기저효과 등으로 다소 진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역시 여름철 채소작황과 국제유가가 모두 안정세를 유지한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예측이다.

더 큰 문제는 물가상승의 동력이 유가 같은 외부 공급충격에서 점차 외식비나 가공식품 등 수요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경제주체들의 기대도 가격을 필요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번 오르면 좀체 떨어지지 않는 특성을 보이는 전ㆍ월세 가격은 1년 전보다 4%나 뛰어 7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외식비도 3.5% 급등했다. 구제역 여파로 급등한 삼겹살 외식비(16.6%)는 그렇다 쳐도, 쇠고기 가격이 작년보다 17.6% 떨어졌는데도 쇠갈비(4.5%) 갈비탕(6.6%) 값은 오히려 뛴 게 대표적인 '인플레 심리'의 결과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기름값 할인이 곧 끝나고 하반기 공공요금 현실화와 가을철 전세수요 등을 감안하면 물가안정을 섣불리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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