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에 3차 대전이 시작됐다. 훨씬 빠르고, 훨씬 진화된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서비스가 7월1일부터 상용화에 들어간다.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통해 지금보다 5~7배나 빠른 데이터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됐고, 통신사들은 차세대 시장을 잡기 위해 대 혈전을 벌이게 됐다.
이번에 등장하는 LTE는 이동통신 역사에서 4세대에 속한다. 1세대는 과거 '카폰'으로 상징되는 아날로그 전화. 이 때만해도 휴대폰은 음성통화만 가능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CDMA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2세대의 막이 올랐고, 낮은 속도지만 인터넷도 가능해졌다.
3세대는 2000년대 이후 등장한 WCDMA. 해외로밍이 쉬워지고 영상통화가 가능해졌으며, 인터넷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 지금의 스마트폰은 3세대의 상징물이다.
7월부터 시작되는 LTE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4세대 서비스. 무선 인터넷의 빠르기를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현 3세대 이동통신(14.4Mbps)보다 5배나 빠른 75Mbps에 이른다. 끊어짐이 없는 고화질(HD)영상통화도 구현되고, 영화와 같은 대용량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 받으며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교사와 학생이 한 화면에서 얼굴을 보며 공부를 하는 쌍방향 무선인터넷 교육 ▦여러 명의 스마트폰 이용자끼리 같은 화면에서 대결을 벌이는 온라인 게임도 가능하다.
통신사들은 4번의 세대변화를 거치면서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고, 매 전쟁 때마다 사활의 운명이 바뀌기도 했다. 통신업계는 1997년 개인휴대통신(PCS)의 등장을 '제1차 통신대전'으로 기억하고 있다. 011(SK텔레콤) 017(신세기통신) 외에 016(KTF) 018(한솔텔레콤) 019(LG텔레콤)이 뛰어들면서 대대적 경쟁이 빚어졌고, 결국 2개 업체는 합병의 운명을 맞았다. 지금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 체제가 구축된 것도 1차 대전의 결과였다.
2차 대전은 2007년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대결. 3세대 서비스에 진출하지 못한 LG유플러스는 벼랑 끝으로 몰렸고, 아이폰 조기도입에 성공한 KT의 공세에 SK텔레콤의 독주는 흔들리고 있다.
이번에 점화된 3차 대전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주도하고 있다. 두 회사는 7월1일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며, KT는 11월부터 본격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일단은 컴퓨터에 모뎀을 꽂아 데이터를 주고받는 정도로 시작되지만, 9월 이후 전용 휴대폰이 출시되면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활용이 가능해진다.
업계는 LTE로 촉발된 3차 통신대전의 결과가 향후 통신판도를 완전히 뒤바꿔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강의 SK텔레콤은 '부동의 1위'수성을 낙관하고 있지만, 3세대 서비스를 하지 못해 아이폰도 갤럭시S도 도입하지 못한 채 눈물 흘려야 했던 LG유플러스는 이제 LTE에 모든 것을 거는 분위기다. 여기에 11월 KT까지 본 서비스에 가세하면, 3사는 '생존티켓'을 잡기 위해 파상적인 콘텐츠ㆍ마케팅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통신사들의 싸움에 소비자들은 외면당한다는 지적도 있다. "데이터를 이용하는 젊은 층들은 좋을 지 몰라도 음성통화나 문자서비스 정도만으로도 충분한 사람들에겐 결국 비싼 휴대폰, 비싼 요금만 강요하는 격"이란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동통신사들은 시장 포화상태에서 가입자를 더 늘릴 수 없는 만큼 비싼 전용 요금제로 매출을 확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투자와 빠른 속도라는 차별점은 요금을 올릴 근거가 될 수 있다"며 "통신업체들이 LTE 상용화를 계기로 기존 요금보다 비싼 LTE 전용 요금을 내놓으며 매출 감소의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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