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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성매매했다고 끌어간 공안은 한국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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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성매매했다고 끌어간 공안은 한국 사기단

입력
2011.06.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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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 A씨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함께 중국으로 갔던 지인 권모(57)씨와 유흥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2차'를 갔다가 숙소 에서 발각된 것. A씨는 체포되자마자 권씨와 함께 인근'공안 파출소'에 감금됐다. 공안이 조사를 하는 과정에 주먹과 발로 폭행했지만, 지은 죄도 있고, 중국이니 어쩔 수 없어 겁에 질린 채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잠시 후 A씨와 함께 있던 권씨는 "공안 몰래 휴대폰을 가져 왔다. 내가 전화 한 통이면 된다"며 김모(75)씨에게 전화했다. 그는 A씨에게 김씨를 "한국 여의도 제일빌딩 회장인데 중국 공안 쪽 유력 인사를 많이 알고 있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다음날 김씨는 임모라는 이름의 '공안국장'과 대동해 파출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당신은 미성년자강간죄로 체포돼 최소 7,8년은 살아야 한다"며 "50억원 정도만 있으면 경찰 정책 자금으로 제공하고 풀려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파출소에서 해결이 안 되면 '안가'라는 곳으로 가야 하고, 그 곳에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엄포도 놨다. 갈등하던 A씨는 결국 20억원을 김씨에게 주기로 하고 석방을 약속 받았다. 감금 40시간 만이었다.

A씨는 그러나 곧바로 풀려나지 못했다. 공안은 약속한 20억 원을 받기 위해 여권을 빼앗고 A씨를 다시 감금했다. 결국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해 5억원을 지불하고, 나머지 돈은 도박으로 벌어 갚는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중국에서 당한 A씨의 수난은 철저한 사기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었다. 권씨는 물론 A씨를 체포한 공안과 풀려나게 해 준 김씨, 공안국장이라던 임씨는 모두 한국에서 조직된 사기 일당. 이들은 주로 골프 모임에 나가 "중국 골프장 가봤나. 한 마디로 천국"이라며 피해자를 중국으로 꾀어 이런 식의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들 조직의 우두머리 격인 이모(56)씨는 중국 현지 호텔에 차린 불법 도박장에 한국인 여행객을 유인한 후 돈을 빌려주고는 돈을 갚으라며 감금하고, 협박을 일삼아 1인당 최소 5,000만원에서 최대 6억원 가까이 강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 김학준)는 이 같은 수법으로 A씨 등 총 4명으로부터 수 억원의 돈을 가로챈 일당 6명에 대해 사기와 도박개장, 인질강도 등의 혐의를 적용, 각각 최대 징역 7년에서 최소 징역 6월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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