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와 체감경기가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호조세를 유지하는 실물 지표보다 확 고꾸라진 경기 체감도가 향후 경기전망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실물 경제의 상승 추세는 견조하다. 5월 생산과 소비, 투자는 대부분 전달에 비해 상승세를 보였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수요 증가로 1.7% 늘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1.0%포인트 올라 81.4%를 기록했다. 내수 부문도 서비스업 생산이 0.9%, 소매판매가 1.0% 올랐다.
현재와 미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두 지표도 올 1월 이후 처음 동반 상승했다. 5월 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월보다 0.3포인트,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0.2%포인트 올랐다.
반면 이번 달 조사된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제조업체의 6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1로, 전달보다 3포인트 떨어지면서 올 2월(88) 이후 가장 낮았다. 비제조업체도 85로 1포인트 떨어졌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느끼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이면 반대다.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둡다. 제조업의 7월 업황 전망 BSI는 90으로, 전달보다 7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1월(90) 이후 올 5월까지 줄곧 회복세를 보이다 곤두박질쳤다. 비제조업도 84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엇갈리는 지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위원은 "원자재가격 상승, 내수 부진, 환율 불안, 대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부담감 등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기업들이 실제보다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향후 기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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