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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에 무슨 일이?"

입력
2011.06.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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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왜 귀국하지 못하는 것일까. 3주 가까이 신병치료차 쿠바에 머물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차베스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과 환담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될 때만해도 곧 복귀할 듯 보였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정부는 29일 국영TV를 통해 "대통령이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라며 "5일 예정돼 있던 중남미ㆍ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CELAC은 미국ㆍ캐나다를 제외하고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33개 국가들이 참여해 만든 지역협력체이다. 때마침 5일은 베네수엘라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지 20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독립 200주년 행사에 각국 정상들을 불러들여 미국에 대항하는 남미 좌파연대의 결속을 꾀해 보자는 것이 차베스의 당초 복안이었다. 때문에 차베스가 그토록 중시하는 행사를 연기한 데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TV 화면에 비친 차베스 대통령은 건강해 보인다. 그는 카스트로 전 의장과 사회주의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자주 미소를 띠는 등 예전의 열정적인 모습 그대로였다. 엘리아스 하우아 베네수엘라 부통령도 "대통령이 잠시라도 권력을 이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몇 가지 이상 징후도 감지된다. 야당은 "국제사회의 의혹을 풀기 위해서라도 차베스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차베스의 친형인 아단 차베스 바리나스주지사가 최근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의심스럽다. 그는 차베스의 와병설이 확산되자 지난 주말 "선거용이 아닌 영구적 혁명 프로그램을 적용ㆍ발전시키려면 무장투쟁이 필요하다"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동생에게 권력을 넘긴 쿠바처럼 베네수엘라도 형제 권력승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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