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고독한 열도/ 日, 나홀로 가구가 31%…부모자녀 가구 추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독한 열도/ 日, 나홀로 가구가 31%…부모자녀 가구 추월

입력
2011.06.30 12:02
0 0

일본에서 세 집 중 한 곳이 홀로 사는 독신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신 가구는 부부 가구 혹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생활하는 가족 가구의 비율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사라지고, 타인과의 인연을 스스로 거부하는 무연사회(無緣社會)로 접어든 일본 사회의 쓸쓸한 단면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30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본 총무부가 2010년 10월을 기준으로 작성한 인구 및 가구 구성에 대한 국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5년마다 발표되는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독신 가구는 1,588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1.2%를 차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생활하는 가족 가구(1,458만8,000가구, 28.7%)를 추월했다. 독신 가구가 가족 가구를 앞지른 것이나, 비율이 30%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독신 가구가 급증한 것은 고령인구 비중이 늘어난 것과 동시에 미혼자 독신 가구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독신 가구의 증가로 일본 가구의 평균 인원은 사상 최저인 2.46명에 그쳤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2,929만3,000명으로 일본 총 인구(1억2,805만6,000명)의 23.1%로 집계돼, 독일(20.45%)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중 독신자는 15.6%인 457만명으로 나타나, 2005년 조사 때보다 70만명이나 늘었다.

고령 독신자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에서 한 해에 아무도 모르게 홀로 숨지는 이른바 고독사(孤獨死)가 3만2,000여명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 해 10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전면 조사 결과, 전국에서 수천명의 행방은 물론 생사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최근 고령 독신자를 대상으로 시신수습과 집안 정리를 대행해주는 유품정리회사가 전국에 수백 개가 생겨났고, 전통적인 3일장에서 탈피, 당일치기로 장례를 치러주는 회사도 늘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일본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대책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전국 각지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공기업 UR도시기구는 최근 65세 이상의 노인과 어린 자녀를 함께 부양하는 가구주에게 임대주택 입주 우선권을 주고 있다. 또 일본 도쿄(東京)도는 올 4월 고토(江東)구에 최초의 고령자와 어린이가 함께 하는 종합 시설 '그란차(손자손녀라는 의미)시노노메(東雲)'를 오픈했다. 수영장, 운동시설, 휴게공간을 등을 갖춘 이곳은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세대 간 벽을 허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