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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 불어 번역 최미경·장 노엘 주테씨 한국문학번역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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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 불어 번역 최미경·장 노엘 주테씨 한국문학번역상 대상

입력
2011.06.3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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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심청> 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최미경(46)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와 장 노엘 주테(66) 전 프랑스 외교관이 제10회 한국문학번역상 대상을 받았다.

최 교수는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 앞서 마련된 간담회에서 "프랑스어권에서는 한국 소설이 문고판 세계문학전집에 들어가는 등 '한국 문학'이 아닌 '문학'으로 대접받고 있어 성취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교수와 공동 번역한 주테씨는 "<심청> 이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돼 8,000부 가량 팔렸는데 번역 문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 못할 성과"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프랑스어판 <심청> 에 대해 "원작의 힘이 넘치는 서사적 울림을 유려하고 서정적인 프랑스어로 잘 전달해 원작의 재미와 아름다움을 훌륭하게 살렸다"고 평했다.

최 교수는 번역작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 문학을 외국어로 소개하면 많은 격려와 관심이 쏟아지는데 비해 외국 문학의 한국어 번역에 대해서는 문법과 표현의 오역을 잡아 비판을 가하는 풍토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주테씨는 "번역은 언어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인데 여럿이 힘을 모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온다"면서 "끊임없이 대화하고 수백 번 되풀이해 읽으며 고치면 번역문이 문학작품의 수준에 이를 때가 오는데 그 순간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번역상은 김영하의 <검은 꽃> 을 독일어로 옮긴 양한주(51)씨와 하이너 펠드호프씨, <한국현대단편선> 을 영어로 번역한 존 홀스타인(67) 성균관대 교수가 받았다. 이들은 수상의 기쁨과 함께 번역 작업의 고충도 토로했다. 양씨는 "특히 시어 번역이 쉽지 않은데 글자 그대로 직역을 할지 작가의 의도를 살려 번역할지가 늘 고민"이라고 했다. 홀스타인 교수는 "한국인의 유머를 전하는 게 제일 어렵다"며 "사회적인 맥락과 고유의 문화를 알아야 웃음이 나오는데 외국어로는 잘 전달이 안 된다"고 했다.

단편소설인 박민규의 '아침의 문'과 김인숙의 '안녕, 엘레나'를 지정작으로 공모한 신인상 수상자로는 영어권의 김제인 지예구씨, 독일어권의 마이케 실씨 등 8명이 선정됐다. 서강대 언어교육원에 다니고 있는 마이케 실(31)씨는 "함부르크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한국인 친구가 초코파이를 선물한 것을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고 대학에서 한국학을 배우면서 한국 문학이 좋아 번역했는데 상까지 타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주연)이 주관하는 한국문학번역상은 2년마다 시상한다. 번역원 설립 전인 1993년 문화예술진흥원 주관으로 첫 시상식이 열렸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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