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 대기업 지배주주 일가가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증식한 부의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구소 채이배 연구위원은 29일 국회에서 민주당 조영택 의원 주최로 열린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공개한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채 연구위원은 "29개 기업집단 85개 회사의 지배주주 등 특수관계자 190명이 지난해 말까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총 9조9,588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은 애초 1조3,195억원을 투입해 평균 755%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이중 77명은 배당금만으로도 투자금액을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런 방식으로 1,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사람은 13명이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2조1,837억원, SK 최태원 회장이 2조439억원의 이익을 얻어 가장 많은 부를 증식했다. 각각 글로비스와 SKC&C의 상장차익 덕분이다. 이어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1조4,926억원,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 5,520억원, SK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4,611억원 순이었다.
투입 금액 대비 수익률로 따지면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 이해승씨 11만6,854%,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 장혜선씨 5만1,147%, SK 최태원 회장 2만182%,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동생 이재환 상무 1만9,260% 순이었다.
이외 주요 인사로는 현대차그룹 정 회장 8,266%, 현대차그룹 정 부회장 4,901%,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3,935% 등이었다.
채 연구위원은 "일감 몰아주기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대기업들이 '세금 부담 없는 상속 및 경영권 승계'와 '경영권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며 "공정위의 과징금을 일감을 지원한 회사가 아니라 그로 인해 이익을 얻은 회사에 부과해 거래의 유인을 없애는 등 공정거래법과 세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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