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예정자들의 진로가 불확실해지면서 서울대 로스쿨도 취업 한파를 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로스쿨이 29일 내년 2월 졸업하는 로스쿨 1기생들의 구직 활동을 돕기 위해 '제 1회 서울대 법학(SNU Law) 인재마당'행사를 열었다. 유명 법률회사(로펌) 12곳과 기업체 7곳이 참여해 지원 학생들과 면접하는 일종의 캠퍼스 인재 채용 행사가 서울대 로스쿨에서 처음 열린 것이다.
서울대 로스쿨 1기의 정원은 150명. 현재까지 재학생 50여명은 대형 로펌, 기업체 등에 취업이 확정됐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아직 진로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교내 법대 건물에서 열린 행사장에 나온 학생들은 준비해온 자기소개서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면접에는 재학생 68명이 참여했다. 면접은 서류심사를 통과한 학생들에 한해 개별적으로 진행됐다. 로스쿨 재학생 A(29ㆍ여)씨는 "작년 여름 한 로펌의 실무실습(인턴)에 지원했었는데 최종적으로 채용되진 못했다"며 "오늘 로펌 세 군데에서 면접을 했는데 막차를 꼭 타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회사들은 학생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피는 분위기였다. 법무법인 광장의 한 관계자는 "로스쿨 출신 인턴들은 법 전공자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시각을 보여줘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면접에선 왜 법률가의 길을 택했는지 집중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일부 로펌이 로스쿨 졸업생들에게 사법연수원 출신보다 적은 연봉을 제시한다는 얘기에도 재학생들은 크게 반발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날 면접을 본 학생들의 최종 취업 여부는 개별적으로 통보된다. 한 기업체의 법무팀 면접을 마치고 나온 재학생 B(29)씨는 "국제인권전문가를 꿈꾸고 로스쿨 입학을 결정했었는데 미래가 불투명해지다 보니 일단 어디라도 적을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게 됐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