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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6월의 끝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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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6월의 끝에 서서

입력
2011.06.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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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6월의 끝입니다. 6월의 끝은 2011년의 절반이기에 반환점이기도 합니다. 벌써! 이 해도 반을 사용했습니다. 계산을 해보니 새해 첫 날로부터 오늘이 181일째입니다. 181일은 4,344시간이고 26만640분이며 1,563만8,400초입니다. 오늘 자정으로 그 시간들이 우리가 메고 걸어가는 시간의 자루에서 다 사라집니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온 것 같은데 시간을 숫자로 환산해보면 무심히 흘려 보낸 시, 분, 초의 몸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내일이면 한 해의 반환점을 돌아 종착점을 향해 다시 걸어가야 합니다. 마라토너들은 터닝 포인트를 돌면 그때부터 속도를 낸다고들 합니다.

사람의 인생이 마라톤일지 몰라도 저에게 주어진 이 시간은 이 순간뿐이기에 좀 더 차분하게 걸어가야지 생각합니다. 늘 길 위에서 허둥대다 시간을 다 쓰는 것 같아서입니다. 새로운 희망과 도전의 꿈을 꾸었던 첫날을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지키지 못한 수많은 약속들을 생각하면 낯이 뜨거워집니다.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운 것들이 반환점을 돌 때 반은 실천해야 하는데 아직 목표량의 10~20%쯤을 밑돌고 있습니다. 다시 남은 시간을 자루에 메고 걸어야 할 시간입니다. 걷는 동안 시간은 서서히 빠져나가 결국 빈 자루가 되겠지만, 시간이 빠져나간 그 자루에 삶의 향기를 수북수북 담고 이 길의 끝에 편안하게 닿고 싶습니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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