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가 부산 어시장을 습격했다.
28일 오후 8시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 내 A호텔 905호실. "Be quiet!(조용히)"하는 외침과 함께 일본 스페인 등 12개국에서 온 남녀 20여명이 발 소리를 죽이며 방으로 모여 들었다.
그린피스 회원인 랑이 토리바우(피지)씨가 베란다에서 노트북과 빔 프로젝터를 설치하는 동안 일행은 약속이나 한 듯 건너편의 한 냉동창고 벽을 주시했다. 곧 이어 이 대형 참치회사의 건물 외벽에는 사진과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참치 남획 반대' 영상이 30여분 간 상영됐다.
'깜짝 동영상 시위'를 벌인 주인공은 환경감시선인 레인보우워리어호2를 타고 온 그린피스 회원들. 이들은 13일부터 부산 영덕 삼척 등을 이동하며 '핵 없는 한국' 캠페인을 벌인 뒤 22일부터 해양보호 캠페인에 돌입했다. 참치 감소의 '일등 공신(?)'인 한국 대형 수산업체를 폭로하고, 한국 정부의 협조를 이끌기 위한 것이다.
리더인 토리바우씨는 "대형 수산업체의 탐욕으로 태평양에서 참치 씨가 마르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수산업체들을 규제하고, 12월 참치위원회 연례회의에서 보호구역 지정 등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그린피스가 습격한 S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업체로 태평양에서 80여 척의 어선으로 매일 참치를 잡고 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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