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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대한통운 인수/ 삼촌-조카 갈등 일단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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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대한통운 인수/ 삼촌-조카 갈등 일단 봉합

입력
2011.06.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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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뿔이 났다. 삼성SDS의 포스코 컨소시엄 참여 이후 CJ측이 "삼성의 CJ죽이기"라고 거칠게 비난했음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삼성이 마침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반면 CJ는 그룹의 '입'역할을 하며 삼성 비난을 주도했던 홍보실장을 전격 경질하면서 '격앙모드'에서 '자제모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일촉즉발로 치달았던 삼촌-조카그룹간 갈등은 빠르게 봉합되는 모습이다. 다만 삼성은 삼성대로, CJ는 CJ대로 감정의 골이 패일 대로 패인 상황이라, 양측의 관계회복은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삼성의 CJ죽이기'논란과 관련, "이건희 회장이나 삼성 입장에서 그것이 대체 무슨 실익이 있다는 말인가"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대한통운 인수와 관련해 삼성SDS가 포스코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은 어디까지나 계열사 차원의 결정일 뿐 그룹의 조직적 관여는 전혀 없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삼성SDS가 이미 대한통운의 물류 IT 부문을 맡고 있고 '첼로'라는 강력한 물류 솔루션을 개발해 놓은 상태여서, '비즈니스'차원의 판단을 내렸다는 것.

CJ 측의 인수자문사를 맡았던 삼성증권으로부터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삼성증권이 CJ의 자문사를 맡고 있는 것은 그룹 수뇌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도 지난 22일 금융계열사 사장단과 저녁 식사를 하다가 삼성증권이 CJ 측 주관사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으로부터 처음으로 전해 들었다"고 소개했다.

삼성은 일각에서 이번 사안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조카인 이재현 CJ 회장과의 구원(舊怨)으로 인한 전쟁'이라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재현 회장 간 4촌 싸움' 등으로 해석하는 데 대해서도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삼성SDS가 만약 포스코 아닌 CJ편을 들었다면 오히려 세간에선 삼성일가가 다 해먹는다고 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삼성이 이처럼 조목조목 해명에 나선 시각, CJ는 신동휘 그룹 홍보실장(부사장)을 전격 교체했다. 그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이건희 회장을 직접 거명하며 비난한 것을 놓고 CJ그룹 수뇌부에서 "너무 나갔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CJ가 이미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그룹을 공개 비난했는데 홍보실장 혼자의 판단으로 했을 리 없다"며 "이건희 회장을 걸고 넘어진 것에 대해 삼성의 격앙된 반응이 전해졌고 결국 CJ그룹이 사태수습을 위해 신 부사장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해명과 CJ의 홍보실장 전격경질로 양측 감정대결은 봉합 국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CJ가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지나칠 정도로 '통 큰 베팅'을 한 것 자체가 이재현 회장이 삼성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도 이번 사태가 가문 내 싸움처럼 비화된 데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두 그룹 간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셈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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