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통행의 안전성과 인공 뱃길로 인한 환경파괴 우려는 경인 아라뱃길(경인운하) 사업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본격 운영을 코 앞에 둔 지금도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안전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가 운하 구간을 문제없이 오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아라뱃길 내에서 선박이 교행(배가 마주쳐 지나는 것)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치 단선 철로처럼 운하 구간마다 한 방향으로 선박이 한 척씩만 다녀야 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효율성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임석민 한신대 교수는 "운하의 바닥 폭(80㎙)과 현재 유력시되는 통행선박의 너비(20㎙)를 감안하면 교행은 무리라는 게 베테랑 선장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배가 지날 때 일으키는 물결이 양쪽 벽면에 부딪칠 경우, 좁고 긴 배일수록 흔들릴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인천도선사협회 관계자는 "바람이 전혀 없는 날이면 모를까, 날씨가 안 좋으면 한 척이 홀로 지나는 것도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국내에는 아직 운하 경험이 없어 네덜란드 자문을 거쳐 통행 기준 등을 정한다지만 사고 없이 제대로 운영될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평균 6.3㎙인 운하의 수심이 유지될지도 의문이다. 가령 홍수 등으로 인근 굴포천에서 대규모 토사가 밀려들면 운하의 바닥 수위가 높아져 지나는 배들이 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 경우 정기적인 준설이 필수적이다. 한 하역회사 대표는 "배 밑바닥과 운하 바닥의 간격은 선박의 크기와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아마도 통행 조건의 제약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 과정의 환경파괴는 물론, 거대한 '물탱크'가 될 운하가 앞으로 미칠 악영향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박창근 시민사회연구소장은 "당초 운하를 민물(한강)로 채우려던 계획이 바닷물로 바뀐데다 굴포천에서는 오염물질이 계속 유입될 게 뻔하다"며 "갑문으로 막힌 운하 내 수질이 악화하면 인근 지하수까지 오염시켜 농업용수로 쓰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