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맥주와 조니워커로 유명한 영국 주류업체 디아지오가 중국 대표 바이주(白酒·곡물로 만든 전통 증류주) 브랜드 수이징팡(水井坊)을 인수했다. 외국 기업이 중국의 주요 브랜드를 인수한 첫 사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디아지오가 지난해 3월 수이징팡의 모기업인 쓰촨(四川)성 취안싱(全興)그룹의 지분 4%를 13억달러(1조4,118억원)에 추가 인수한 것을 중국이 27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취안싱 그룹이 수이징팡 지분의 39.7%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디아지오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수이징팡의 최대 주주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 250억달러 규모의 바이두 시장에 진입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디아지오는 앞서 2008년 7월 취안싱 그룹 지분의 49%를 확보하고 지난해 3월 4%를 추가로 취득, 최대주주(53%)가 된 뒤 당국의 승인을 기다려왔다.
당국의 승인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만난 27일 양국간 14억파운드 규모의 거래를 하기로 합의한 뒤 이뤄졌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 내 중국 투자의 증가를 환영한다"며 "쥐를 잡을 수 있다면 고양이가 검은색이든 흰색이든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디아지오의 수이징팡 인수는 해외기업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분 거래 협상을 맡은 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중국 M&A시장이 닫혀있다는 인식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앞서 2009년 코카콜라가 중국 음료업체 후이위안의 인수를 시도할 때 반독점규제법에 따라 인수를 불허했었다. 상하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수이징팡의 지난해 매출은 18억위안, 순이익은 4억위안이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