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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투란도트' 빠른 비트 음악에 코믹성 추가…오페라엔 없던 색다른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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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투란도트' 빠른 비트 음악에 코믹성 추가…오페라엔 없던 색다른 즐거움

입력
2011.06.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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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투란도트'의 백미인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ㆍ아무도 잠들지 않고) 없이도 1,400 객석은 꽉 채워졌고, 관객은 환호했다.

동명 오페라를 옮긴 뮤지컬 '투란도트'(연출 유희성)가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 공연으로 지난 19일 첫 선을 보였다. 관객들의 호응이 커 8회로 예정된 공연을 두 차례 추가하며 가능성 있는 대형 창작 뮤지컬의 탄생을 알렸다.

줄거리는 원작 그대로다. 투란도트(박소연ㆍ나비) 공주는 이방인에게 겁탈 당해 죽은 어머니의 안타까운 최후를 지켜본 후 그 어떤 남자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자신에게 구애하는 남자들을 참형으로 몰고 가는 수수께끼 유희를 즐긴다. 망국의 왕자 칼라프(이건명)가 이 유희에 도전해 문제를 풀지만 공주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칼라프는 공주가 밤 사이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면 기꺼이 죽겠다고 제안한다. 공주는 그의 이름을 알기 위해 칼라프의 시녀 류(임혜영ㆍ설화)를 압박하지만 류는 연모해온 칼라프를 지키기 위해 자결을 택하고 공주는 비로소 참사랑을 깨닫는다.

뮤지컬은 오페라의 골격을 따르되 배경을 중국 베이징에서 오카케오마레라는 바닷속 신비의 왕국으로 옮겨 무대에 화려함을 입혔다. 무엇보다 관객의 마음을 연 것은 최근 MBC '나는 가수다'에 자문위원으로 출연해 인지도를 높인 작곡가 장소영씨가 맡은 뮤지컬 넘버다. 장씨는 특유의 장기인 대중성 돋보이는 빠른 비트의 음악으로 자칫 지루하게 흐를 수 있는 원작 스토리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투란도트보다 시녀 류의 캐릭터에 힘을 실어 비극적 로맨스로 포장하고 궁중 대신 핑, 팡, 퐁을 코믹한 팽까지 추가한 4명의 궁중 광대로 묘사한 새로운 해석도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한 몫 했다.

하지만 전개 속도를 높이다 보니 칼라프가 공주에게, 류가 칼라프에게 사랑을 느끼는 과정이 원작에 비해 설득력 있게 전개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아리아 '네순 도르마'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폴 포츠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관객의 귀에도 익숙한 노래가 됐지만, 정작 '투란도트'의 스토리와 인물 관계를 정확히 알고 뮤지컬 공연장을 찾는 관객은 많지 않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투란도트'는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중국 문화기업 동방송레이그룹과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하는 쾌거도 이뤘다. 11월 베이징에 문을 여는 뮤지컬전용극장에서 내년부터 5년 간 공연하고 세금, 티켓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의 12%를 받기로 했다. 이에 앞서 10월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서 열리는 뮤지컬페스티벌에서 폐막작으로 공연할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내년 초 서울 공연을 계획 중이다.

대구=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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