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여름방학에 오페라 무대가 가족용으로 일대 변신한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원래 환상이 풍부해 어린이용으로 쉬 전환된다손 치더라도, 바그너와 푸치니까지 눈높이를 낮춘다. 바그너의 위압적이고 음울한 작품이 어린이 오페라로 거듭난다.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는 슬랩스틱 무대를 멋쩍게 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음울하기까지 한 북구의 신화 '니벨룽의 반지'를 각색해 '지크프리트의 검'을 선보인다. 제대로 상연하는데 나흘 걸리는 바그너의 17시간짜리 무대가 1시간 40분의 다이제스트 무대로 변신한다. 선명한 캐릭터, 압도적 판타지가 어린이 관객들을 끌어들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난해 라벨의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을 가족용으로 전환해 호평 받은 국립오페라단의 자신감이 함께 한다. '바그너는 내 친구'라는 부제에는 복잡한 선율을 단순화하고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가사를 쉽게 푸는 등의 시도가 한 마디로 녹아있다. 30여명의 인물이 등장해 40여년 동안 3대에 걸쳐 펼치는 서사가 17명의 갈등으로 압축됐고, 지휘자 최명선씨가 젊은 오페라 집단인 오페라나무가 연출한 무대에 유엔필하모닉의 음악을 덧씌운다. 이승묵 노정애 등 출연. 7월 1~1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580-1300.
서울시오페라단은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로 유명한 '잔니 스키키'를 중극장용 오페라로 만들었다. 푸치니가 남긴 이 유일의 희극 오페라는 70분 상연 시간 동안 결혼, 유산 상속 등 낯익은 소재가 작곡가 특유의 서정적 선율 속으로 녹아 드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이경재 연출, 조정현 지휘, 김관동 강혜정 등 출연. 7월 6~10일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02)399-1148.
오페라쁘띠의 '바퀴 달린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무대에 바퀴를 등장시켜 사뭇 현대적인 움직임을 부여한다. 곳곳에 크고 작은 바퀴가 등장해 등장 인물들을 실어 나르며 속도감과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지난해 첫 선을 보여 호평 받았던 무대로, 남양주시립합창단이 함께 한다. 이상균 연출, 고성진 지휘, 박현재 황지연 등 출연. 7월 8~1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70)7768-0358.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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