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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크먼, 美공화 경선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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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크먼, 美공화 경선 흔들다

입력
2011.06.2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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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경선구도가 복잡해졌다. 미트 롬니(64)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독주하는 양상에서 '의미 있는' 주자의 대선 출마가 잇따르면서 '롬니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27일 경선 참여를 공식 선언한 미셸 바크먼(55ㆍ미네소타) 하원의원이 그런 변수의 하나다. 바크먼이 주목받는 것은 유일한 여성주자이면서, 지난해 중간선거 이후 당내 최대 세력으로 부상한 티파티 후보라는 점이다. 바크먼의 선전 여하에 따라 티파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선명한 보수이념을 대변할 후보는 바크먼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낙태와 동성애, 총기규제 등 전통적 이념논쟁에서 롬니가 보수색이 희미한 중도적 색채를 띠면서 바크먼의 보수성은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특히 이달 초 공화당 첫 대선 토론회를 가장 성공적으로 치러낸 뒤 바크먼의 주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출마 선언 전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바크먼과 롬니의 지지율은 불과 1% 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이날 여론조사는 지금까지와 달리 내년 공화당 경선에 참여할 유권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바크먼이 부상하면서 롬니 등 다른 당내 주자들의 마음도 바빠졌다. 조직과 선거자금 면에서 독주하던 롬니에게는 경선구도가 '중도보수 대 보수'의 대결로 비치는 게 가장 큰 타격이다. 뉴욕타임스는 바크먼이 불출마를 선언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복음주의 표밭을 물려받으면서 내년 초 아이오와 예비선거의 유력한 경쟁자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바크먼은 2008년 아이오와 경선에서 승리한 허커비의 선거참모를 대거 영입, 허커비의 바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바크먼이 이념 면에서 롬니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면 지난주 출마선언을 한 존 헌츠먼(51) 전 주중대사는 같은 모르몬교 신자라는 점에서 롬니에게 또 다른 부담이다. 언론들은 롬니와 헌츠먼이 "비슷하면서 다르다"는 것을 부각시켜 둘의 경쟁을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둘은 모두 주지사(헌츠먼은 유타, 롬니는 매사추세츠)를 지냈고, 재계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헌츠먼이 중국인 입양아 등 7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고, 롬니도 자녀가 5명인 대가족의 가장이다. 뿌리를 따져 몇 세대만 올라가면 둘은 부계(父係)가 같은, 먼 사촌지간이다. 헌츠먼의 외조부는 롬니 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헌츠먼의 어머니와 롬니의 누이는 유타 대학을 다니면서 2년을 함께 산 인연도 있다. 집안끼리 아주 가깝다.

그러나 다른 점도 많다. 롬니는 정치인치고는 말이 많지 않다. 선거운동도 바람을 일으키기 보다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는 편이다. 반면 헌츠먼은 참모의 의견보다는 정치적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고, 언변도 좋다. 롬니가 정형화한 이미지라면 헌츠먼은 보다 역동적이다. 미국의 모르몬교 신자는 6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르몬교를 통해 소수파를 대변한다는 롬니의 이미지는 헌츠먼의 등장으로 사라졌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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