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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통 MVNO 내달 등장… 과연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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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통 MVNO 내달 등장… 과연 통할까

입력
2011.06.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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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새로운 이동통신업체가 등장한다. 이름도 생소한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가상'의 이동통신망 업체다.

MVNO는 통신망이 없다. 대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동통신업체의 통신망을 싼 값에 빌려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MVNO가 등장한 배경은 기존 통신사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다. 한정된 주파수를 이용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업체 숫자가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처럼 3개 업체로 굳어진 이통 시장에 MVNO를 통해 경쟁업체를 늘리면 요금도 내려가고 서비스도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외국에선 미국 유럽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MVNO들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내건 정부 정책에 따라 다음달부터 본격 등장한다.

MVNO의 무기는 당연히 낮은 가격과 특화 서비스. 포화 상태인 이동통신 시장에서 기존 업체들보다 가격이 싸지 않으면 후발 주자인 MVNO들은 살아남기 힘들다. 하지만 실제로 MVNO들의 가격은 저렴할까. MVNO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선불제 MVNO

당장 7월부터 시작되는 MVNO는 선불형 휴대폰이다. 버스카드(T머니)처럼 미리 일정액을 충전해놓고, 그 금액만큼 통화를 하는 방식이다. 다 쓰면 재충전도 된다. 이 서비스는 SK텔레콤의 망을 빌린 아이즈비전과 한국케이블텔레콤(KCT), KT의 망을 빌린 에스로밍이 서비스한다.

아이즈비전의 통화료는 초당 3.8원. 후불제인 보통의 휴대폰(초당 1.8원)보다 비싸지만, SK텔레콤의 선불제 요금인 초당 4.8원보다 저렴하다. KCT는 아직 미정이다. 에스로밍은 KT의 선불제 요금 초당 4.8원보다 15~30% 저렴하다.

선불제가 후불제보다 비싼 이유는 월 1만2,000원의 기본료가 없기 때문. 따라서 월 통화량이 많지 않은 노인이나 저소득층, 외국인 여행자처럼 휴대폰 이용 기간이 짧은 사람들에겐 나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선불제의 또 다른 장점은 중고폰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개통하면 수신용 전화번호가 들어 있는 범용 이용자식별모드(USIM)카드만 주기 때문에, 이를 받아서 기존 휴대폰이나 시중에서 저렴하게 파는 중고폰을 구입해 끼워서 사용하면 된다. 단, 스마트폰은 안된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도 다음달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선불제 MVNO를 준비했으나 제동이 걸렸다. 기존 대형사업자인 SK텔레콤이 자회사를 통해 MVNO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방송통신위원회가 판단했기 때문.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장진입 시기를 따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불제 MVNO는?

선불제가 아닌 일반 휴대폰과 같은 후불제 MVNO 서비스는 10월 이후 시작된다. 현재 후불제MVNO를 준비 중인 곳은 KCT외에 4,5개 업체가 있다. 이 중 기존 이통사와 본격 경쟁을 벌일 제4의 이통사로는 KCT가 꼽히는데, 10월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MVNO가 기존 이통사에 비해 정말로 요금이 저렴할 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기존 통신사가 빌려주는 통신망의 이용료가 싸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후불제 MVNO에게 소매요금 대비 45~47%의 가격에 통신망을 빌려줄 계획인데, 이는 SK텔레콤의 분당 108원 요금을 기준으로 66원에 임대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SK텔레콤보다 전화요금이 저렴하게 느끼려면 최소 20% 이상 싸야 하는데, 그러려면 후불제 MVNO는 분당 요금이 86원을 넘으면 곤란하다. 즉 MVNO는 SK텔레콤에 분당 66원을 주고 망을 빌려서 이용자에게 86원을 받아야 하는데, 과연 차액 20원 안에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 유통망 운용비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지가 의문시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CT 관계자도 "원가비중이 80%에 이르는 상황에선 사업하기 힘들다"면서 "원가비중이 70% 이하로 떨어져야 요금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즉, SK텔레콤의 망 임대비용이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MVNO들은 현재 대량구매할인제도 도입을 방통위에 건의한 상태. 가입자가 많이 늘어나면 추가로 통신망을 임대료를 깎아 달라는 얘기다. 방통위는 SK텔레콤 및 MVNO들과 협의해 다음달 중 최종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자기 돈을 들여 만든 통신망을 무작정 싸게 빌려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합의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방통위 관계자도 "대량구매 할인은 많이 사면 더 깎아주는 개념인데, 얼마를 깎아줄 지는 기본적으로 파는 사람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을 이용한 MVNO도 등장한다. 인스프리트가 KT와 계약을 맺고 통화를 제외한 무선인터넷 데이터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시작한다. KT 관계자는 "1만원에 1기가를 제공하는 KT의 와이브로 요금제보다 15~30% 싸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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