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감사원장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다음달 4일이나 5일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갖고 감사원의 대학 등록금 감사를 철저하게 할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키로 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감사원장이 국가적으로 이슈가 된 현안 논의를 위해 특정 정부부처의 장(長)과 단독 회동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감사원이 전국 20여개 표본 대학에 대한 예비 감사를 시작하는 다음 달 4일께 두 사람이 회동하기로 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현정부가 대학의 자발적 등록금 인하를 압박하면서 이번 등록금 감사를 빈틈 없고 강도 높게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양 원장의 요청에 따라 두 사람이 회동을 하게 됐는데, 당초 이번 주에 만나려다 감사 일정 등 때문에 다음 주 초로 연기했다"면서 "교육부가 전국 각 대학의 재정, 회계 및 경영 정보를 방대하게 파악하고 있는 만큼, 이 장관이 예비 감사에 필요한 기초 정보를 전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 원장이 주요 대학의 감사 방향 등을 설명하고, 이 장관은 이에 대한 기본 자료를 전달하면서 이번 감사의 가이드 라인이 수립될 것이란 설명이다.
대학 구조조정과 부실 사립대의 퇴출, 국공립대의 통폐합 업무를 다룰 교육부 산하 '대학 구조개혁 위원회'도 다음 달 초 출범할 예정이어서 교육부와 감사원이 대학에 대한 '쌍끌이 압박'을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대학들로부터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받고, 구조조정 조치를 교과부에 건의하며, 부실대학 명단을 공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사립대 총장, 대학 회계와 재정업무에 정통한 민간 전문가, 교과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합동위원회로 구성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학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교육부 장관이 민감한 시기에 감사원장을 만나는 것만으로 대학들이 반발하는 등 큰 논란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예비 감사 대상인 20여개 표본 대학 선정 작업을 거의 완료하고, 잠정 명단을 청와대 등 주요 기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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