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주년을 맞은 로널드 레이건(1911~2004·사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가 동유럽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국 정부와 의회, 심지어 종교지도자까지 "동유럽의 해방은 그의 덕"이라며 입을 모으고, 각종 추모행사에 동상제작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USA투데이는 촐트 네메스 헝가리 외교부 차관보를 인용해 "공산주의의 압제에 맞서 진실을 말한 레이건은 동유럽에서 큰 존경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만 해도 ▦27일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비지쉬 추기경이 집전하는 감사 미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동상 제막식 ▦30일 체코 프라하의 거리에 '레이건로(路)'라는 새 이름을 명명하는 행사 등 그의 업적을 기리는 행사들이 이어진다.
냉전시대 서방 지도자가 뒤늦게 동유럽 국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재임 시절(1981~89년) 강력한 반공정책을 고수하며 구소련의 몰락과 동유럽의 탈공산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1989년 체코슬로바키아 벨벳혁명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페트르 간달로비치 주미 체코 대사는 "당시 레이건은 미국이 소련의 팽창에 확고히 맞설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우리는 그의 태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더욱이 영국에서도 그의 청동 동상이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에 맞춰 런던 그로스베너광장에 세워질 예정이다. 영국은 지금까지 조지 워싱턴, 프랭클린 루즈벨트 등 4명의 미 대통령 동상을 건립했으나 숨진 지 10년도 안 돼 동상을 세우기는 처음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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