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염기창)는 27일 수천억원대의 사기대출을 받아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는 등 총 1조2,499억원의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구속기소된 임병석(50) C&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임 회장의 혐의 중 2,136억원의 횡령 및 대출사기 부분을 무죄로 판단, 1조363억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외환위기 사태 이후 기업의 도덕성과 회계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은 적자기업을 흑자로 바꾸기 위해 분식회계를 시도하고 계열사 운영자금을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활용해 동반부도를 맞게 함으로써 주주와 채권자, 근로자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임 회장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부하직원이나 금융위기 등 외부 원인에 돌린 채 자신은 검찰 표적 수사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2004년 계열사인 C&해운이 보유한 선박을 매각하면서 허위계약서로 90억여원을 빼돌려 채무상환에 쓰는 등 회삿돈 229억여원을 횡령하고 분식회계를 통해 재무상태가 건전한 것처럼 속여 1조604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구속기소됐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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