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ㆍ월세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섰다?'
전셋값 불안이 수개월째 지속된 데 이어 하반기 더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는 시장 전망과는 반대로, 전ㆍ월세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정부 분석이 나왔다.
국토해양부는 26일 전국 5월 주택 전ㆍ월세 거래량(11만6,000건)이 전달에 비해 3.9% 감소했다는 실거래 내역을 공개하며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거래량이 일부 감소하면서 전ㆍ월세 시장이 연초에 비해 안정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7㎡와 반포동 미도2차 전용 72㎡ 등 주요 단지의 전ㆍ월세 거래가격이 연초와 비슷하게 신고됐다는 것이 전ㆍ월세 안정의 근거. 그러나 이는 극히 국지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전국 대다수 지역에선 전셋값 오름세가 여전해 전ㆍ월세가 안정화로 돌아섰다는 정부의 해석은 아전인수라는 지적이다.
시장 가격을 바탕으로 조사한 국민은행 전세가격종합지수(2008년 12월=100)는 2009년 2월 98.8을 기록한 이후 올해 5월(117.8)까지 2년3개월 연속 상승했고, 하반기 집중된 재건축ㆍ재개발 멸실에 따른 이사 수요 급증 등으로 전셋값이 4~5%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주택산업연구원의 전망을 보더라도 전ㆍ월세 안정화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올 들어 전세 거래 비중이 줄고 월세(보증부 월세 및 반전세 포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임대차 여건은 더욱 악화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실제 국토부의 아파트 전ㆍ월세 실거래 내역을 보면, 2월 80%였던 전세 비중이 5월에는 74%로 떨어졌다. 반면 세입자들의 부담이 큰 월세 비중은 같은 기간 20%에서 26%로 꾸준히 늘어났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최근 전세 비중이 줄고 월세 비중이 늘어난 전ㆍ월세 구조만 따져도 세입자들의 임대차 여건이 더욱 열악해진 셈"이라며 "섣부른 시장 안정화로 진단하기보다, 하반기 고조되는 전세대란을 막을 정책적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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