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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태풍 '메아리'는 큰 탈없이 지나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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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태풍 '메아리'는 큰 탈없이 지나갔지만

입력
2011.06.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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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장마에 의외의 6월 태풍이 겹쳐 온 국민이 긴장했으나 심각한 피해 없이 지나갔으니 천만다행이다. 5호 태풍 '메아리'는 당초 27일 수도권 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진로가 바뀌고 속도가 빨라져 우리나라에 직접 상륙하지 않았다. 하지만 간접적 영향권에 머물렀던 상황만으로도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해 앞으로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함을 새삼 일깨웠다.

우리는 지금 여느 때와 달리 강풍과 폭우, 특히 집중호우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을 안고 있다. 4대강 사업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고, 구제역 창궐로 전국 4,700여 곳에 가축 매몰지를 서둘러 만들어 놓았다. 경북 칠곡군 왜관철교(호국의 다리)가 물살을 이기지 못해 붕괴됐는데, 문화재로 지정(406호)돼 보호ㆍ관리를 받고 있었고 50년 이상 이번보다 더한 호우도 견뎌냈던 점으로 미루어 4대강 공사와 전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또 일부 가축 매몰지에서 새롭게 침술수가 새어 나왔다는 주장들도 무심하게 넘기기 어렵다.

좀 더 조심하고 미리 대비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피해들이 여전했다는 대목은 참으로 안타깝다. 강풍과 호우의 직접 피해로 7명의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했는데, 피해자의 대부분이 호우로 불어난 물가에서 물놀이와 낚시를 즐기다 화를 당했다고 한다. 또 무성해진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신주를 덮치는 바람에 정전이 되어 인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관리 당국이 평소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들이었다.

막 시작된 장마에, 서해상으로 비껴간 태풍에 이만한 피해가 발생했으니 유난히 길다는 이번 여름을 나는 일이 걱정스럽다. 공정의 5% 정도가 남아있는 4대강 사업의 경우 '수로 관련 공사는 마무리 단계가 가장 위험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가축매몰지 문제도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피해야 한다. 아울러 강풍과 호우에 대해 당국의 예보나 경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이 충분한 경각심을 갖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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