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리든 광장에 모인 군중이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마치 유토피아가 된 모습이었다."
24일(현지시간) 오후 10시30분 동성커플의 결혼을 허용하는 결혼평등법안이 미국 뉴욕주 상원을 통과한 직후의 분위기를 뉴욕타임스(NYT) 등 언론들은 이렇게 전했다. 뉴욕 맨해튼의 셰리든 광장은 40여 년 전 동성애 권리 주장 운동이 시작된 상징적인 곳이다.
법안은 찬성 33, 반대 29로 가결됐다. 민주당 의원 중에는 한 명을 제외한 29명이, 공화당에서는 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뉴욕주는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버몬트, 뉴햄프셔, 아이오와에 이어 미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한 여섯 번째 주가 됐다. 그러나 뉴욕주의 규모나 정치력 등을 감안할 때 기존 합법화 지역보다 훨씬 큰 파급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진 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동등권과 자유를 위한 역사적 승리"라고 평가했고 동성애자인 크리스틴 퀸 시의회 의장은 "지금껏 느껴본 최고의 기분"이라 밝혔다고 NYT는 보도했다.
양성애자로 알려진 배우 린제이 로한은 "믿을 수 없이 기쁜 일이 일어났다"고 했고 역시 양성애자인 가수 레이디 가가는 "정의와 평등, 사랑을 위해 싸운 혁명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abc방송은 법안의 효력이 30일 후 발생함에 따라 뉴욕주 제 1호 커플이 되기 위해 동성커플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법안 통과로 민주당 소속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는 정치력을 인정받게 됐다. 가톨릭 신자인 그는 뉴욕에 사는 모든 주민은 법적 권리가 동등하다며 법안에 부정적이었던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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