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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가 100일째 때려도 버티는 카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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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가 100일째 때려도 버티는 카다피

입력
2011.06.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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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리비아 공습이 26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그러나 '카다피 축출'이라는 애초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교착상태가 지속되며 NATO는 리비아 사막의 깊은 모래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정부 입장에선 자국 내에서 전쟁에 대한 염증이 커 '출구전략'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발을 뺄 수도 없다. 공습 초기 "수주일 내 끝내겠다"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호언이 구두선이 돼버렸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봄에 시작된 공습이 여름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카다피의 완강한 저항은 서방 지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NATO 지휘관들은 카다피가 아랍의 봄(중동 북아프리카의 연쇄적 민주화 시위)의 세 번째 희생자가 될 것이라 주장하지만, 카다피는 여전히 미스라타와 트리폴리 남부 산악지대에서 항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공습 100일 특집 기사에서 "군사작전이 성공을 거둘지, 모래 속으로 빠져들지 사람들이 의문을 품을 때가 왔다"고 썼다.

100일 동안 NATO군은 4,500회의 공습을 통해 420대의 탱크ㆍ장갑차와 370곳의 군사기지를 파괴했다. 그러나 카다피군은 수도 트리폴리와 중부 해안 도시 브레가를 여전히 장악하고 있고 자위야와 야프란에서도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있다. 압도적 공군력을 동원해 카다피의 머리 위해 폭탄을 쏟아 부으면 그가 쉽사리 항복하리라 생각했던 NATO의 구상은 오산이었던 셈. NATO가 지상군을 동원하지 않는 한 카다피를 단시간 내에 물러나게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공습을 주도한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리비아 공습 당시 의회 승인을 얻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1년 동안 군사작전 권한을 허용하자는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지금까지 리비아 공습에 2억5,000만파운드(4,329억원)를 쏟아부은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역시 전비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또한 ▦NATO의 군사력이 지상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줄 만큼 강력하지 못하고 ▦법적으로 시민군에게 무기를 지원할 수 없으며 ▦시민군의 호응이 예상보다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한편,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이날 사태해결을 위한 정권교체나 카다피의 암살은 정당화될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결의안 1973호는 리비아 시민보호를 위한 것이며, 사태는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NATO가 배제된 카다피와 반군의 협상을 촉구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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