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각각 500억원씩을 투자했다 전액을 날린 포스텍과 삼성꿈장학재단이 투자를 유치한 KTB자산운용 장인환(52) 대표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과 정치권 주변에선 해외로 도피한 부산저축은행의 로비스트 박태규(71)씨가 이 부분과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했으며, 여권 실세 정치인도 이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어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는 최근 포스텍과 삼성꿈장학재단이 장 대표와 KTB자산운용에 대해 허위정보를 제공한 혐의(사기) 등으로 각각 수사의뢰를 해 왔다고 26일 밝혔다. 포스텍 등은 수사 의뢰서에서 "KTB자산운용 계열사인 KTB투자증권이 2008년 부산저축은행이 인수한 대전저축은행의 지분 25%를 300억원에 사들였다가 2009년 11월 모두 처분했다"며 "지난해 장 대표가 부산저축은행의 부실 위험을 알고도 투자를 권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조만간 장 대표를 소환해 포스텍과 삼성꿈장학재단을 상대로 투자를 주선한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장 대표는 지난 3월 말에도 한 차례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나도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초 박연호(61ㆍ구속기소) 회장 등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을 불법대출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이 부분과 관련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도 함께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120개에 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자금 흐름이나 부당 인출 사태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1,000억원 유상증자 의혹'에 대한 수사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대검 관계자는 "지난번에는 허위 재무자료를 제공해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부산저축은행 경영진들을 사법처리한 것이고, 이제부터는 이 투자금이 흘러들어간 구체적인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혀 본격 수사에 착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이석환)는 삼화저축은행 신삼길(53ㆍ구속기소) 명예회장한테서 여동생을 통해 매달 500만원씩 3년간 1억8,000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공성진(58) 전 한나라당 의원을 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검찰은 또 보좌관을 통해 신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종석(45) 전 민주당 의원도 28일이나 29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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