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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흔들리는 동맹' 중 소 균열은 자국 안전에 급급했던 마오와 스탈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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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흔들리는 동맹' 중 소 균열은 자국 안전에 급급했던 마오와 스탈린 탓

입력
2011.06.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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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동맹/세르게이 곤차로프 등 지음·성균관대한국현대사연구반 옮김/ 일조각 발행·548쪽·2만8,000원

러시아, 미국, 중국 출신의 중국 전문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부터 한국전쟁이 끝날 때까지의 중소 관계를 분석한 책이다. 냉전체제 형성기, 한반도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두 공산주의 대국의 역학관계를 기밀 해제된 1차 사료, 생존자 증언 등을 통해 재구성했다. 각 장마다 100여개의 각주를 달고 있어 방대한 사료의 양을 짐작하게 한다.

원서의 제목은 '불확실한 동맹-스탈린, 마오, 그리고 한국전쟁(Uncertain Partners: Stalin, Mao, and the Korean War)'으로 1993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발간됐다.

드라마틱한 전개 탓에 군데군데 윤색된 채 전해온 현대사에서 비사실적 요소를 최대한 걷어낸 것이 이 책이 지닌 가치다. 지독할 정도로 출처를 밝히는 데 엄격하다. 인용된 '건국 이래 마오쩌둥 문고'의 문건 523건 중 364건은 저자들이 처음 찾아냈다. 1990년대 들어서야 열람이 가능해진 구 소련 KGB문고, 스탈린이 마오쩌둥에게 보낸 대리인 코발료프의 개인 소장 문서 등도 이 책의 서술을 가능케 했다.

치밀한 자료 분석을 통해 저자들은 기존의 관점과 다른 방향의 역사 인식에 도달한다. 초기 중소 관계에 대한 고전적 관점에서, 동맹 붕괴의 원인은 '중국과 소련의 불균등한 사회정치적 발전, 혁명에 대한 각자의 기대와 열망, 중국 공산혁명에 내재된 강한 민족주의 요소'로 파악된다. 그러나 저자들은 균열의 원인을 안보에서 찾는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세계에서 어떻게 자국의 안전을 지켜내느냐가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공통된 목표였다는 것이다.

확실한 우방이 필요했던 신생 중화인민공화국과 미국과 직접 대립을 막는 완충지대가 필요했던 소련,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밀고 당기기를 통해 이 책은 세계 정치와 안보 지도를 그려 보인다. 눈길이 가는 곳은 역시 한국전쟁과 관련한 부분. 한국전쟁이라는 도박이 실패할 경우 '버리는 패'로 각각 박헌영과 마오쩌둥을 이용할 계획을 세운 김일성과 스탈린의 면모 등이 서술돼 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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