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돌'이 춘란배 첫 우승에 도전한다. 중국이 주최하는 제 8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가 27일부터 중국 충칭시 크라운홀리데이호텔에서 열린다. 결승 상대는 '이세돌의 천적'으로 불리는 중국 랭킹 2위 씨에허(7단).
이세돌은 지난 4월 제 3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을 비롯, 그동안 35차례(세계 기전 14회, 국내 기전 21회)나 각종 기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세계 최정상급 기사지만 유독 씨에허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여 상대 전적에서 1승 4패로 뒤지고 있다. 이세돌 스스로도 "씨에허가 가장 껄끄러운 상대"라고 공공연히 밝힐 정도다 .
이세돌은 2006년 제 11회 LG배 본선 16강전에서 처음 만난 씨에허에게 고배를 마시고는 같은 해 열린 제 6회 춘란배 본선 8강전에서도 불계패했다. 2008년 제 20회 TV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첫 승리를 거두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지만 이어 벌어진 제 4회 도요타덴소배 본선 8강전과 제 12회 농심신라면배 본선 3국에서 잇달아 패배했다. .
세계 대회 결승 진출이 처음인 씨에허는 침착하고 형세 판단이 정확하며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기사로 이세돌 뿐 아니라 한국 기사들에게 특히 강한 면모를 보여 '한국 기사 킬러'라는 별명이 붙었다. 최철한에게 4전 전승을 기록하는 등 한국 랭킹 10위권 기사와의 대결에서 16승 9패로 앞서 있으며 그동안 각종 기전에서 한국기사와 76번 맞붙어 54승 22패를 기록, 71%의 높은 승률을 올렸다.
2002년 중국 전국개인전, 2005년 이광배, 2008년 초상은행배서 각각 우승했고 지난 해에는 난가배 타이틀을 차지했다. 2007년 제 6회 춘란배서 3위, 2008년 제 4회 도요타덴소배서 4강에 올랐고 지난해 제 11회 농심신라면배에서 5연승을 기록했다.
한편 29일 열리는 3∼4위전에서는 한국의 허영호(경기대3년)와 중국의 구링이가 3위까지 주어지는 차기 대회 시드를 놓고 한 판 대결을 펼친다. 이 달 초 입신에 오른 허영호는 구링이와 두 번 맞붙어 모두 이겼다.
한국은 1999년 제 1회 춘란배 대회서 조훈현이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유창혁(3회), 이창호(4, 5회)가 잇달아 우승했지만 2009년 7회 대회서 이창호가 창하오에 패해 준우승에 그치는 등 최근에는 계속 중국 선수가 우승컵을 차지했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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