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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플레이어] LG 유니폼 입고 체력훈련 시작한 서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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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플레이어] LG 유니폼 입고 체력훈련 시작한 서장훈

입력
2011.06.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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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내일을 보고 살아가지? 나는 오늘만 보고 살아간다. 내일을 보고 사는 놈은 오늘만 보고 사는 놈한테 죽는다.”

영화 에서 주인공 원빈의 대사다. 프로농구의 ‘전설’ 서장훈(37∙LG)에게도 내일은 없다. 당연히 내년 시즌의 거창한 포부도, 은퇴 계획도 머리 속에 그려 있지 않다. 그는 “이제는 최고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면 내 성격 자체가 용납을 못한다. 매 시즌을 준비하는 나만의 방법”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달 20일 서장훈은 LG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선수 생활을 SK에서 시작한 서장훈은 이후 삼성, KCC, 전자랜드를 거쳤다. LG는 서장훈이 거친 5번째 팀이다. 지난 주부터 서울 방이동 LG체육관에서 체력 훈련을 시작한 서장훈은 “형(문태종)과 뛰어봤으니 동생(문태영)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내 실력을 믿는다

서장훈이 믿는 건 걸출한 실력뿐이다. 문태종(17.43점)을 제외하면 국내선수 가운데 지난 시즌 서장훈(16.65점)보다 평균 득점이 많은 선수는 없다. 국내선수 리바운드 순위에서도 5.56개로 5위에 자리했다. 14시즌 통산 1만2,545점 4,986리바운드를 기록한 서장훈은 프로농구에서 여전히 독보적 존재다.

서장훈은 “나이가 드니까 더 노력하게 된다. 스스로 더 채찍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악착 같은 면이 없었다. 솔직히 타고난 게 있어 농구를 쉽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이 악물고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 시즌 1년 계약을 하기로 다짐했다.

서장훈은 “농구를 계속하는 이유는 돈 때문만은 아니다”며 “자존심이 정말 센 편이다. 내 마지막 소원은 못한다는 소리 듣기 전에 그만두는 것이다. 그랬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웃었다. 아직 시즌 개막이 넉 달이나 남았지만 서장훈은 정말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체력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김승현 방성윤과 같이 뛰고 싶었다

절친한 후배들과 코트에서 맞붙을 수 없다는 건 서장훈에게도 큰 아쉬움이다. 김승현은 지난해 11월 프로농구연맹(KBL)의 임의탈퇴 처분으로 코트 밖에 있고, 방성윤은 지난 1일 전격 은퇴했다. 이들은 농구대잔치 세대 이후 서장훈이 인정하는 최고의 스타들이었다. 서장훈은 “(방)성윤이와는 전화 통화를 한 지 꽤 됐다”며 “너무 젊은 나이에 많은 부상을 당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서장훈은 “이들이 코트에서 뛰지 못하는 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에 앞서 너무 아쉽다”면서 “나이가 더 많으신 분들이 그 친구들을 좀 더 품어줬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을 돌봤어야 했다. 그런 게 아쉽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김승현, 방성윤과 함께 뛰었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멤버를 역대 최고의 팀으로 꼽았다. 서장훈은 “그런 멤버는 더 이상 나오기 힘들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의 말 속에는 진한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

▲목표는 역시 LG 우승

LG는 지금까지 한 번도 프로농구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김진 감독을 영입한 LG는 서장훈까지 데려오며 첫 우승을 향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서장훈은 처음 지도를 받게 된 김진 감독에 대해 “평소에 존경하는 감독님”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서장훈은 “그때 금메달을 따기도 했지만 문경은, 이상민, 현주엽, 전희철 등 개성이 강한 멤버들을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다”며 “이 팀(LG)이 지난 팀(전자랜드)보다 더 좋은 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서장훈은 지난 시즌까지 LG의 주득점원 노릇을 했던 문태영과 호흡을 맞추는데도 자신을 보였다. 서장훈은 “아직 문태영과 만나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문태종과도 잘했기 때문에 문태영과도 쉽게 손발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장훈은 마지막으로 “여전히 내가 농구계에서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안타깝다”며 “스타를 키워내야 한다. 새로운 총재님이 KBL을 잘 이끌어주셔서 농구의 인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생=1974년 6월3일, 서울 ▲가족=오정연(28)▲체격=207㎝, 116kg ▲혈액형=A ▲학력=학동초-휘문중-휘문고-연세대 ▲경력= SK(1988~2002), 삼성(2002~07), KCC(2007~08), 전자랜드(2008~2011) LG(2011~) ▲수상경력=1993~94 농구대잔치 MVP, 1996~97 농구대잔치 MVP, 1999~2000 프로농구 정규시즌∙플레이오프 MVP, 2005~06 정규시즌 MVP ▲종교=기독교 ▲개인최다 득점=44점(1999년 대우전) ▲좋아하는 가수=박정현, 브라운아이즈 ▲좌우명= 내가 옳다고 믿는 일은 절대 굽히지 말자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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