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대로 장맛비로 구제역 매몰지의 침출수가 인근 계곡으로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오전 9시40분께 충북 충주시 앙성면 중전리 저전마을의 구제역 매몰지 옆 웅덩이가 넘치면서 매몰지 침출수로 추정되는 오수가 인근 계곡으로 흘러 들었다. 깊이 2m, 지름 5m 크기의 이 웅덩이는 충주시가 매몰지 침출수를 모아두기 위해 이달 18일 파 놓은 것이다.
충주시는 중장비를 긴급 동원해 매몰지 인근에 침출수를 가둘 또 다른 웅덩이를 만들고 있으나 워낙 비가 많이 내려 침출수 유출을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이 마을 임부연(47) 이장은 "악취를 풍기는 침출수가 계곡으로 그대로 흘러 드는데도 손을 쓰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며 "침출수가 1km 떨어진 마을 지하수 관정으로 흘러 들면 큰 일"이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그는 "4월 매몰지로부터 약 200m 떨어진 마을 앞 개울에 탁한 기름띠가 끼고 역한 냄새가 풍겨 침출수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당국이 '침출수가 아니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충주시 축산과 관계자는 "저전마을 매몰지의 침출수를 모아 두는 저류조가 넘친 것은 사실"이라며 "추가로 저류조를 만들어 침출수 하천 유입을 막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주시는 지난해 12월 28일 이곳에 소 251두를 묻었는데, 주민들은 침출수 유출을 우려해 매몰지 이전을 요구해왔다. 이날 충주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오후 4시 현재 13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충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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