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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청년들에게 파이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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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청년들에게 파이팅을!

입력
2011.06.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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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 4학년인 하진이는 방학을 하자마자 삭발부터 했다. 10월에 있는 중등교원 임용시험을 앞두고 삭발로 '결의'를 다졌다. 요즘 '고시'라고 불리는 중등교원 시험을 통과하는 문은 낙타를 타고 바늘구멍을 들어가는 것보다 더 좁다. 시험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리가 없다.

우수한 성적으로 사범대에 입학한 친구들이 그 좁은 문 뒤에 놓여져 있는 몇 개의 빈 의자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전쟁 같다. 하진이가 4학년이 되어서도 시 창작을 듣는다기에 임용에 전념하라고 권했는데 국어교사가 되면 그 다음엔 꼭 시인이 되겠다는 그의 꿈을 거부하지 못했다.

밤낮의 구분이 없는 그에게 무슨 방학이 있을까. 도서관이 집이고 화장실이 세면장일 것이다. 대통령이 OECD 국가의 청년실업률에 비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최상으로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통계청 발표는 거꾸로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7.3%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9% 포인트 상승했다.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지방자치단체장도 시험을 쳐서 자리를 내주면 좋겠다. 단군 이래 최악의 청년실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위정자들이 직접 체험해봤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사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하진이에게 '파이팅!'을 전한다. 청년이 없다면, 청년의 꿈이 없다면 이 나라는 죽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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