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올 9월말께 부실 저축은행이 추가로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당국 고위관계자가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관련해 시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상반기에는 추가로 문 닫는 저축은행은 없다"는 게 당국의 공식입장이었다.
권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정책포럼 초청 강연에서 저축은행의 건전성 여부와 관련한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 질문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발표되고 회계법인 진단이 나오면 당국 나름대로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9월말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권 원장은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전체 저축은행에 대해 전반적인 경영실태 진단을 해볼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것은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부실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자구노력을 강력히 유도하고, 그렇게 해도 해결이 안 되면 구조조정을 신속하고 강도 높게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이르면 올 10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6월 결산 저축은행의 회계법인 진단 결과는 9월28일이 마감이다. 부실 윤곽은 이때 드러나고, 자구 노력 등을 감안하면 10월께부터 시작된다는 것.
한편 권 원장은 다음주 예정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대해 "만기가 되면 거치기간을 연장하는 현재 구조를, 원리금을 조금씩 갚아 나가는 구조로 개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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