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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론 권위자스타인 링겐 옥스퍼드대 교수 "등록금 해법, 졸업세 검토해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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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론 권위자스타인 링겐 옥스퍼드대 교수 "등록금 해법, 졸업세 검토해볼 만"

입력
2011.06.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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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자 중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거두는 '졸업세'(Graduate Tax) 도입을 검토해볼 만 합니다."

복지국가론과 민주주의론 분야의 권위자인 스타인 링겐 영국 옥스퍼드대 사회정책학 교수가 23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시한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이다.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는 대학 졸업자들로부터 거둔 '졸업세'를 대학 재정 지원에 투입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대학 등록금이 비싼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통한 대안 없이 등록금부터 일단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아시아개발연구소가 이날 주최한 '한국과 사회정책' 국제학술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2005년에 이은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그는 한국어판을 내기도 한 지한파 교수로 분류된다.

링겐 교수는 최근 반세기 동안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한 국가의 사례로 한국과 중국을 꼽은 뒤 두 나라를 비교 분석했다. 그는 "경제에서만 발전한 중국과 달리 한국은 빈곤 탈피, 민주화, 복지제도 정비 등 세 가지를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짧은 기간 동안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속적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저출산 문제 해결 정책을 비롯한 가족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얼마나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직면했는지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새로운 인적자원 투입 없이 경제가 발전하기 어려운데, 한국은 투자할 젊은층 자체가 고갈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링겐 교수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낳게 한 박정희 정권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은 경제발전을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필요악'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박정희 정부는 매우 억압적인 동시에 매우 생산적이었던 정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정부는) 권위주의라는 측면에선 악이었지만 생산성 있는 좋은 정부였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근거로 정부가 모든 것을 억압적으로 주도한 여타 권위주의 정권과 달리 박정희 정부는 재벌과 농촌 등을 경제발전에 잘 동원한 체제였다는 점을 들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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