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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의 그림자, 양지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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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의 그림자, 양지로 나왔다

입력
2011.06.2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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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비야스 보아스(34)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새로운 사령탑에 선임됐다. 조제 무리뉴(48)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제자인 그가 '청출어람'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스승인 무리뉴 감독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FC 포르투(포르투갈)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첼시 지휘봉을 잡고 세계적인 명장으로 인정 받았다. 무리뉴 감독이 지휘한 포르투는 2003~04 시즌 포르투갈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고, 2004년 러시아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러브콜을 받고 첼시 지휘봉을 잡았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2002년부터 포르투, 첼시,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거치며 무리뉴 감독을 보좌했다. 이어 2009년 아카데미카(포르투갈)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홀로서기에 나섰고, 지난 시즌 포르투 사령탑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포르투는 2010~11 포르투갈 정규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 리그 2위에 그쳤던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을 해고하고 후임자를 물색하던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는 '제 2의 무리뉴'를 영입하기 위해 포르투에 1,500만유로(약 231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했다. 무리뉴 감독의 휘하에 있었고 포르투-첼시 사령탑으로 이어지는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스승과 제자의 비교는 불가피하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도 "무리뉴 감독과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비야스 보아스가 무리뉴를 뛰어 넘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인터 밀란에서 무리뉴 감독의 지휘를 받았던 올리비에 다쿠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비야스 보아스는 무리뉴보다 뛰어난 감독이 될 것이다. 무리뉴의 장점을 모두 물려 받았고 인간적으로도 매우 훌륭하다. 어린 나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쿠르는 "비야스 보아스는 무리뉴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겠지만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카에서 비야스 보아스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수비수 마르쿠스 버거도 BBC와의 인터뷰에서"비야스 보아스는 평생 만났던 지도자들 가운데 단연 최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거는 "비야스 보아스가 분석한 비디오 자료를 통해 상대 팀의 모든 것을 알고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경기를 읽는 능력이 정말 탁월하고 인간적으로도 따뜻한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무리뉴 감독은 냉철한 승부사다. 승리를 위해서라면'재미없는 축구'도 불사한다. 그러나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로맨티스트'다. 지난달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후"조악한 내용의 경기로 승리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의 이상적인 모델은 FC 바르셀로나(스페인)다. 유로파리그 우승 후 펩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에게 경의를 표했고, 아카데미카 시절부터 좁은 공간에서의 빠른 패스 플레이를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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