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주식워런트증권) 매매과정에서 초단타매매자인 스캘퍼들에게 조직적으로 부정한 거래편의를 제공한 증권사 대표들이 무더기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는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스캘퍼들에게 주문결제전용시스템 설치 등 각종 특혜 제공을 지시한 혐의로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대표 12명 등 핵심임원 2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대표가 기소된 증권사는 삼성증권 이외에 우리투자, KTB, 이트레이드, HMC, 대신, 신한금융투자, LIG, 현대, 한맥, 대우, 유진투자증권 등이다.
검찰은 또 일반투자자보다 빠르게 매매주문이 거래소에 도달하도록 증권사로부터 특혜를 제공 받은 스캘퍼 18명과 특혜제공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전ㆍ현직 증권사 직원 5명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스캘퍼들은 증권사의 도움으로 1년5개월 동안 1인당 최고 100억원의 이익을 챙겼으며, 증권사들은 스캘퍼의 대량거래 덕분에 지난해 ELW 수수료로만 711억원을 챙겼다.
스캘퍼가 개설한 계좌는 전체 ELW 참여계좌의 0.16%에 불과하지만 거래대금은 전체의 75%에 달해 증권사들은 스캘퍼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스캘퍼의 주문속도는 일반투자자보다 3~8배나 빨라 개미들은 항상 손실을 볼 수밖에 없어 ELW 시장은 ‘여의도에 개설된 카지노’, ‘개미들의 무덤’ 등으로 불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성윤 부장검사는 “스캘퍼에 대한 증권사의 특혜 제공은 특정 선수가 출발선 앞에서 먼저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LW
미래 특정시점(만기)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특정주식이나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증권으로 적은 비용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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