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의 난사군도(南沙群島ㆍ스프래틀리)를 둘러싸고 영유권 갈등을 보였던 중국과 베트남이 화해 분위기로 돌아섰다. 중국은 반면 미국에 향해 남중국해 분쟁에 끼어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중국 국방부는 베트남의 해군편대가 19, 20일 남중국해 북부해역에서 중국해군과 공동해양순찰 등 연합훈련을 마치고 21일 중국 남단 항구도시 잔장(湛江)을 방문키로 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고 홍콩 원회바오(文匯報)가 23일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는 베트남 해군편대가 24일까지 잔장에 머물며 중국 해군과 우호 및 교류 강화를 위한 문화행사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양국 해군의 남중국해 공동순찰과 베트남 함정의 중국 방문은 이미 확정된 일정으로 2005년부터 시행해온 연례 행사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이 32년 만에 징병령을 내리는 등 난사군도 영토분쟁으로 양국의 긴장감이 고조됐던 터라 이번 행사는 양국이 화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선스순(沈世順)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임은 “양국은 난사군도 갈등으로 전통적 협력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며 “이번 연합훈련 실시와 상호교류 행사는 양국의 이익을 각자 존중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베트남과 화해에 나선 것과 달리 미국에 대해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빠지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5, 26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중 아시아태평양사무협상을 앞두고 22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잦은 도발에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남중국해 분쟁에 미국이 개입하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미국에 날을 세웠다.
추이 부부장은 “남중국해 사태에 대한 중국의 주장과 태도는 일관적”이라며 “주변국도 중국처럼 자제할 경우 모든 문제들이 빠른 시일 내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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