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미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춰 잡았다. 그러면서도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작은 힌트라도 주지 않을까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장률 수정 전망치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즉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3.3%에서 2.7~2.9%로 하향 조정했다. 1월 전망치(3.4~3.9%)와 비교하면 불과 5개월만에 1%포인트 가량 낮춰 잡은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종전(3.5~4.2%)보다 대폭 낮은 3.3~3.7%로 수정했다.
FOMC 성명은 “최근 경기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느려졌고 고용시장 지표도 좋지 않다”는 진단과 함께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의 금리(0~0.25%)를 장기간 유지한다’는 문구를 그대로 사용했다. 벤 버냉키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금융부문의 취약성과 주택시장 침체 등 우리가 우려하는 역풍 가운데 일부는 예상보다 더 강하고 지속적일 수 있다”며 “미국 경기둔화의 일부 요인은 내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악화된 경기 전망에도 불구, 버냉키 의장은 시장이 가장 관심을 갖고 귀를 쫑긋 세웠던 QE3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6,000억 달러 어치의 장기 미 국채 매입(2차 양적완화)을 이달 말 완료하고, 보유 중인 증권의 원리금 상환액을 재투자하는 현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FOMC 성명 내용이 전부였다.
이에 따라 FOMC 회의가 끝났음에도 QE3에 대한 전망은 더욱 분분해진 모습. 한쪽에서는 연준이 경제성장률은 낮춰 잡으면서도 물가(근원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는 종전 1.3~1.6%에서 1.5~1.8%로 높여 잡는 등 물가 불안까지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QE3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결국에는 추가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견해를 내놓는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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