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장이 문제다/홍재화 지음/부키 발행·256쪽·1만3,000원
소대장은 전투의 꽃이다. 일병에서 참모진까지, 그를 거치지 않고서는 전쟁이라는 막중한 과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때로는 슈퍼맨이 돼야 하는 소기업 사장, 바로 그가 소대장이다. 인터넷 시대, 창업이 꼬리를 물지만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3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자영업 세계에서 15년 세월을 버텨낸 내공"으로, 제목처럼 살아남느냐 망하느냐 여부는 결국 사장에게 달렸음을 역설하는 '서바이벌 사장학'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6가지 대처 방안은 그래서 명쾌하다. 책이 "구멍가게 사장"이라 부르는 소기업 사장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적용되는 사안이다. 박람회장을 자주 찾으라, 직원에게 충성하라, 상대에게 잘 해주어라, 소기업의 전략은 집중과 확대에 있다 등의 충고는 일견 뻔한 얘기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사무실도 없이 팩스 한 대로 밀림을 헤쳐온 저자의 경험과 엮여 생생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착한 사장 콤플렉스를 버리라'는 충고도 한다. 가진 게 별로 없는 소기업 사장의 주변에는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은데, 남과의 마찰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마찰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니까. 블로그와 카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인터넷의 정보망이 제공하는 새로운 가능성도 비중 있게 다룬다.
책은 때로 인간 경영학을 논한다. 소기업 사장은 이미지 관리도 중요하므로 동네 주민 등 이웃에게 넉넉한 인상을 심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소기업 사장은 인사, 재무, 마케팅 등 대기업이 세부로 나누어 진행하는 업무까지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저자는 필맥스라는 자기 브랜드로 '발가락 양말' '맨발 신발' 등을 수출입하고 있다. 1989년 이후 계속 무역업에 종사해온 그는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 하기> 등의 책도 냈다. 현재 한국의 자영업자 수는 564만2,000여명. 저자는 그들이 이 곳에 오기까지의 시간을 강력히 긍정하고, 그들을 격려한다. 물론 이 시대 보통 사람의 심성과 행동 패턴에 관심 두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무역>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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