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4 한나라당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뛰어든 당권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박근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보완재를 자처하거나, 박 전 대표의 천막당사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등 앞다퉈 친박근혜계에게 노골적인 구애를 보내고 있다. 이번 전대가 1인2표제로 치러지는 점을 감안, 결속력이 강한 친박계의 두번째 표를 의식한 '환심 사기' 전략이다.
중립 성향의 홍준표 전 최고위원은 4ㆍ27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나는 박근혜 보완재이지 대체제가 아니다"고 선언했고, 최근 인터뷰 등에서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야당의 공격에서 보호할 사람은 나 뿐"이라고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친이명박계 원희룡 전 사무총장도 20일 "2004년 웰빙당사를 버리고 천막당사로 옮겨 처절한 반성과 고통 끝에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고 천막당사 정신 계승을 강조했으며, 같은 친이계 주자인 나경원 전 최고위원 역시 "여성이 당 대표에 당선되는 것이 여성이 처음으로 대통령이 되는 것을 가로막는 벽을 허무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친박계에 러브콜을 보냈다.
또 중립 성향의 권영세 의원과 박진 의원도 각각 "내가 진짜로 박 전 대표의 천막정신을 계승하겠다", "천막당사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장파 대표격인 남경필 의원은 친박계 대표주자인 유승민 의원과의 정책연대를 제안하면서 은근히 친박계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당권 주자들의 이 같은 '박근혜 마케팅'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당의 개혁과 위기를 얘기하면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내놓기 보다는 표를 의식해 박 전 대표에게 기대려는 모습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박 전 대표를 비판하거나 일정 부분 거리를 유지해 온 주자들마저 박 전 대표에 대한 '모시기' 경쟁에 나서는 것을 놓고, "아무리 선거전략이라 하더라도 모양새가 영 볼썽사납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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