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보안만 취약한 것이 아니다. 프로그램 자체 오류와 운영 미숙 등으로 최근 전산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의 HTS에서는 지난 2월 위탁증거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옵션거래가 체결되는 전산오류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2월28일 개인투자자 박모씨의 계좌에 들어있던 위탁증거금은 6,600만원. 하지만 이날 체결된 옵션 주문은 9억4,000만원에 달했다. 증거금 한도 내에서만 옵션주문이 가능한데, 시스템 오류로 증거금을 훨씬 초과하는 주문이 체결된 것. 증권사 측이 다음 날 옵션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한 반대매매에 나서면서 박씨는 1억5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NH투자증권의 HTS 사고는 이 뿐이 아니다. 지난 15일에는 4,200여건의 투자자 매매체결내역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앞서 2일에도 같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회사측은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현대증권에서는 이달 20일 오전 55분부터 9시45분까지 온라인 거래가 전혀 안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HTS는 물론 홈페이지 접속이나 스마트폰 거래까지 모두 불통됐다. 현대증권 담당자는 "동시접속이 몰려 지연됐다"는 입장이지만 종종 발생하는 지연 사고는 수분 정도면 정상화하는데 장애 시간이 너무 길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증권사들을 감독해야 하는 기관들마저 전산사고가 잇따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은 13일 37분간 가동이 중단됐다. 7일에는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지수 종가 산정이 40여분이나 지연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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