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4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원희룡 전 사무총장은 22일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경쟁력을 갖추고, 참신한 인물을 당 대표로 내세워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들이 당의 변화를 믿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친이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원 전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정한 리더십, 갈등을 유발하는 리더십을 가진 분이 대표가 되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자인 홍준표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_한나라당이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인물과 정책 등 여러 면에서 기득권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 단결하지 못했고, 국정운영의 책임도 제대로 지지 못했다. 그러나 자기만 살겠다고 남 탓만 하면 공멸할 것이다. 화합하고, 자기 변화와 희생을 통한 일대 쇄신을 해야 한다."
_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처방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참신한 인물을 내세워 웰빙과 기득권 이미지를 씻는 게 첫째 과제다. 또 서민ㆍ민생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다만 혈세 투입으로 손쉽고 일회적인 처방을 해서는 안 된다. 책임 있는 개혁을 추진하되 발전적 보수주의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
_'참신한 인물'은 40대 젊은 대표를 뜻하는 것인가.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온실 속 화초는 40대 기수가 될 수 없다."
_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
"새 대표는 여권이 분열과 갈등으로 가는 것을 막아내야 한다. 위험과 악재가 닥쳤을 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리더십은 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갈 것이다. 친이계뿐 아니라 친박계도 그런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것에 이의가 없을 것이다."
_나경원 전 최고위원과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수도 있는가.
"나 전 최고위원이 찾아 온다면 반갑겠지만, 내가 먼저 찾아갈 일은 없을 것이다."
_스스로를 '친이계 후보'라고 생각하는가.
"친이계가 나를 돕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중립은 아니지만 '친이계 출신'도 아니다. 새 대표는 특정 계파에 속해선 안 되고, 친박계와도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_직전에 사무총장을 지냈기 때문에 4ㆍ27 재보선 책임론도 나오는데.
"사무총장으로서 그 책임은 영원히 안고 가는 것이다. 다만 누구 못지 않게 선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새 지도부가 되겠다고 나서는 것을 방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당 대표로 선출돼 적극적 책임을 지기로 했다. 그래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
_총선 불출마가 차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란 시각도 있는데.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 다만 차차기 대선을 위한 불출마라고 봐 주면 더 감사하겠다.(웃음)"
_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는가.
"지금은 3강 구도인데, 2강으로 바뀌고 있다."
_황우여 원내대표가 추진하는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에 대한 입장은.
"세금은 눈 먼 돈이 아니다. 여당이 원칙 없이 '세금으로 깎아주겠다'는 말부터 하는 것은 선동에 불과하다."
_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면적 무상급식에 반대하면서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는데.
"나는 원칙적으로 무상급식에 찬성하지만, 당의 동지로서 오 시장에 힘을 보태야 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장재용기자 jjy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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