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전 대덕구에 자리한 한남대 경상대 세미나실. 경영정보학과 강신철 학과장과 남수현 교수가 학생 대표에게 두툼한 흰 봉투를 전달했다.
교수들의 사랑이 가득 담긴 봉투엔 이 학과 5명의 교수들이 제자들의 해외어학연수를 위해 매달 일정액을 떼어 적립한 장학금 1,800만원이 들어있었다. 이 장학금은 경영정보학과 교수들이 1998년부터 매달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어 모은 장학기금의 일부다.
이 학과 교수들은 외환위기로 어려워진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대학간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기위해 학과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4,000만원 가량의 기금이 모인 2005년부터는 일부를 떼어 매년 여름방학에 10여명의 제자들에게 해외연수 비용을 지원했다. 지난해엔 16명, 올해는 13명이 해외연수비를 지원 받았다.
최근엔 교수들의 뜻에 호응해 동문들도 기금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 2월 정년 퇴임한 이 학과 이종석 교수는 1억원을 제자들의 해외연수 장학기금으로 약정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해외연수는 자매대학인 필리핀 레이테 사범대에서 2주가량 진행된다. 올해엔 25일부터 시작해 이 대학 영문과 교수들로부터 영어수업을 받고 현지 학생들과 짝을 이루어 문화교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해외연수 장학생은 단순히 성적으로만 뽑지 않는다. 일정 정도의 어학실력을 갖춰야 하지만 학과 특성화 프로그램 및 학과 활동 참여도 등을 우선해 선발한다.
연수 효과를 극대화하기위해 선발된 학생들은 3월부터 철저한 준비를 한다. 학과내 외국인 전임교수의 지도로 매주 한차례 영어 읽기와 쓰기를 배우고, 외국인교수 및 교환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회화능력도 기른다.
학생 대표 박지환씨는"넓은 세계에서 깊은 배움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며"많은 것을 배우고 체험해서 멋진 취업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경영정보학과 교수들의 제자사랑은 해외연수비 지원만이 아니다. 제자들의 취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어학실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9년전부터 학생들의 토익 응시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학과 자체적으로 졸업인증제를 실시해 토익과 전공자격증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졸업을 시키지 않을 정도로 엄격한 학사관리를 하고 있다.
이들의 제자사랑은 이웃 학과로도 번져나가 경영학과 교수 10명도 2009년부터 월급 일부를 갹출해 장학기금을 조성, 겨울방학에 같은 대학으로 어학연수를 보내고 있다.
강 학과장은"교수들의 마음을 읽었는지 단기 해외연수지만 학생들의 학구열이 높아 취업 등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앞으로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연수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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