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부름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다 산화한 호국영령들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6ㆍ25전쟁 발발 61주년을 앞두고 44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호국영령의 동상 앞에 꽃이 활짝 피어 있도록 헌화하는 여성 군무원들의 모임이 주목 받고 있다.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진기사)의 친목모임'넝쿨회'다. '넝쿨처럼 쭉쭉 뻗어나가 자생력 강한 사람이 되자'는 뜻으로 여성 군무원 24명으로 구성됐다.
넝쿨회는 2인 1조로 순번을 정해 아침마다 진기사 내에 있는 '해군의 아버지' 손원일 제독의 동상과 '월남전 영웅'지덕칠 중사의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헌화활동의 계기는 1966년 진해에 한국함대사령부가 있던 시절 월남전 참전용사들이 귀국하면 꽃다발을 증정하던 여성군무원들이 주축이 돼 넝쿨회를 만들면서부터다. 이후 67년 2월 월남전에서 총상에도 불구하고 동료 전우들을 구하다 전사한 지덕칠 중사의 동상이 같은 해 8월 진해군항에 건립되자 이곳에 헌화를 시작했는데 올해로 44년이 됐다.
또 97년엔 통영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손원일 제독의 동상이 세워지자 꽃을 바치기 시작했다. 이후 해군 작전사령부와 진해기지사령부의 여성 군무원들이 꾸준히 헌화를 했으며 2007년에 작전사령부가 부산으로 옮겨간 뒤에는 진기사의 여성 군무원 24명이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노인숙(53) 넝쿨회 회장은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은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앞으로도 넝쿨회의 헌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해=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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