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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독일 정복기 다시 쓰는 손웅정 손흥민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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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독일 정복기 다시 쓰는 손웅정 손흥민 부자

입력
2011.06.2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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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흑백TV 시절, 세계축구 최고의 무대였던 독일 분데스리가의 중계를 보기 위해 축구 꿈나무들이 모여들었다. 손흥민(19ㆍ함부르크)의 아버지 손웅정(45) 춘천FC 감독도 당대 최고 스타들이 운집했던 분데스리가 무대를 선망했다. 자신은 부상 탓에 분데스리가를 밟지 못했지만 24년 후 아들이 아버지의 못다한 꿈을 대신해서 이루자 형언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그러나 부자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독일 정복'을 위해 더욱 야무지게 두 손을 맞잡았다.

1시간 동안 눈물 흘린 사연

21일 춘천 송암스포츠센터에서 만난 손흥민과 손웅정 부자는 섭씨 30도가 웃도는 더위에도 축구화 끈을 조여 매고 훈련에 몰입했다. 2010~11시즌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손흥민은 초반 3골을 몰아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함부르크 역사상 최연소로 득점을 올렸고, 전반기 분데스리가 최우수 신인으로도 뽑혔다. A대표팀까지 발탁됐던 그는 아시안컵에 출전해 골도 기록하는 등 한국축구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손흥민의 활약은 거기까지였다. 아시안컵 이후 컨디션 조절 실패로 소속팀에서 좀처럼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이로 인해 손흥민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었고, 손흥민 역시 "거품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손 감독도 '붕 떠 있던' 아들이 탐탁지 않았다. 그리고 부자 인연까지 끊을 뻔 했던 사건이 터졌다.

손 감독은 "리그 3경기를 남겨두고 배신감이 들 정도로 실망스런 경기를 보여줬다. 교체 멤버들은 언제라도 들어갈 수 있도록 몸을 풀어야 한다"며 "하지만 흥민이는 인터벌 몸풀기를 안 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의 나태해진 태도에 분노한 손 감독은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그는 "지금으로선 너에게 투자할 가치를 못 느끼겠다. 아버지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지낼 것인 지 선택하라고 했다. 나를 택하지 않으면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는 독일에 오지 않을 거라고 얘기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혹독한 훈련

손흥민은 프로 데뷔 첫 시즌 자신에게 '40점'을 줬다. 그는 "후반기에는 공이 오면 두렵고 무서웠다. 유럽에선 사소한 실수가 엄청난 질책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라 겁이 났다"고 고백했다. 새로이 각오를 다진 손흥민은 지난 달 21일 귀국 후 강원 춘천시 '산골'에 박혀 축구에만 전념했다.

춘천FC 유소년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손 감독의 훈련은 '피도 눈물도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손 감독은 365일 매일 2차례 훈련을 한다. 눈이 오거나 구제역, 신종플루가 돌았을 때도 단 한 차례도 쉰 적이 없었다. 손흥민은 "하루 5~6시간은 훈련한 거 같다. 슈팅도 하루 1,000개씩 하는 등 여태껏 훈련 중 가장 힘들었다"고 혀를 내밀었다.

분데스리가 정복 위해 새집 등 인프라 확충

손흥민은 성(son) 때문에 '함부르크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처럼 활약이 저조하다면 더 이상 '함부르크의 아들'로 불리지 못한다. 이들 부자는 새 출발을 위해 큰 마음을 먹고 웨이트룸까지 갖춘'저택'을 빌렸다. 손 감독은 "그 동안 숙소에서 생활했는데 음식이 가장 문제였다. 지금 흥민이가 번 돈을 모두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덧붙였다.

23일 출국 후 독일을 거쳐 오스트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손흥민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꾸준히 출전해서 두 자릿수 득점을 꼭 해내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2년 차 손흥민은 주전경쟁도 자신했다. 그는 "더 이상 신인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 지난 시즌을 통해 프로에 대처하는 법 등을 깨우쳤기 때문에 한층 성숙한 플레이를 보이겠다"고 파이팅을 외쳤다.

■ 손흥민은

●생년월일 1992년 7월8일

●신체조건 184㎝, 76㎏

●출신교 육민관중-동북고(중퇴)

●소속팀 함부르크 SV

●포지션 공격수

●프로데뷔 2010년

●데뷔 첫 해 기록 13경기 3골

●A매치 기록 5경기 1골

●별명 함부르크의 아들, 로켓, 슈퍼탤런트, 미소천사

●축구철학 즐겁고 유쾌하게

●주요경력

청소년월드컵 8강(2009)

함부르크 역사상 최연소 득점(2010)

분데스리가 전반기 최우수 신인(2010)

■ 부친 손웅정 감독은

●생년월일 1966년 6월16일(실제 1962년생)

●신체조건 170㎝, 61㎏

●학력 명지대

●포지션 미드필더

●가족관계 2남

●프로데뷔 1985년

●프로성적 37경기 7골

●주요경력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춘천FC 감독(현재)

춘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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