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한국 시장에서도 승부수를 던진다. 리콜과 도호쿠(東北) 대지진 여파로 생산차질을 빚은데다 폭스바겐과 시장점유율 격차까지 계속 벌어지게 되자, 미국에서 만든 차를 한국에 판다는 초강수를 준비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곧 출시될 신형 7세대 캠리와 미니벤 시에나 등 3~4개 차종을 내년까지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이 차들은 모두 미국의 도요타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이다.
도요타가 미국생산차량 공수계획을 세운 것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 때문. 사실 7월부터 한-유럽연합(EU) FTA가 발효되면, 그렇지 않아도 밀리고 있는 유럽 수입차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컸다.
현재 국내 생산되는 도요타 차량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서 생산된 것들. 하지만 이달 초 방한했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우리나라 판매원들로부터 어려움을 들은 뒤 "한국 시장을 다각도로 적극 지원하라"고 실무진에게 지시했고, 결국 가격경쟁력 회복을 위해 미국내 생산차량을 들어오는 방안까지 검토하게 된 것이다.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그만큼 미국내 생산차량은 가격인하 여지가 생긴다.
특히 주목을 받는 차는 7세대 캠리다. 올 가을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출시될 이 차는 도요타가 리콜과 대지진 악재를 털어 내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해온 고연비 차량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도요타는 미국에서 생산된 신형 캠리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관계자는 "폭스바겐 등 유럽차 업체에 빼앗긴 수입차 시장의 주도권을 반드시 되찾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도요타 브랜드의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6%가 줄었다.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 역시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4%대에서 올 들어 3%대로 떨어졌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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